접종현황 파악 중… 물백신·선별접종 의혹 불거져

▲ 8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의 한 젖소 사육 농가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가 살펴보던 소가 침을 흘리고 있다. 수도권에서 접수된 첫 구제역 의심신고이며, 간이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연합
충청북도 보은과 전라북도 정읍에 이어 8일 연천군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 농가는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경기도위생시험소에서 항체형성 여부 등을 확인중이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연천군 군남면의 젖소 사육농가에서 10마리가 침 흘림과 수포 등의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 농가에서는 100여 마리의 젖소를 키우고 있는데, 간이검사를 한 3마리 전부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기도는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젖소를 모두 도살 처분할 방침이다.

연천군도 백신 접종농가 파악하는 등 방역대책 마련에 나섰다.

연천군 관계자는 “소규모 농가의 경우 군에서 백신을 직접 접종해 주지만 대규모 농가는 백신 보급만 하고 있다”면서 “방역대책 마련을 위해 정확한 접종현황을 파악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충북 보은, 6일 전북 정읍, 8일 연천에서 잇따라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한민국 최북단인 연천은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보은 지역과는 200㎞ 이상 떨어진 곳이어서 두 지역 간 직접적 전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보은과 정읍도 150㎞ 이상 떨어져 있다.

통상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구제역 바이러스의 확산 범위가 육지의 경우 약 60㎞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농장 사이에 직접적 전파 가능성보다는 중간에 다른 지역을 거쳤거나 또다른 전파 경로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미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상태에서 백신 접종을 규정대로 충실히 한 농장은 전염병으로부터 가축을 지킬 수 있었던 반면 그렇지 않은 농장은 구제역이 걸렸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보은은 젖소농가, 정읍은 한우농가인데다 150㎞ 이상 떨어져 있어 역학조사 결과로 봐서는 양쪽의 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보은과 정읍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과거에 국내에서 발생한 적이 없던 새로 유입된 것이지만, 양쪽 간 역학 관계가 거의 없어 해당 바이러스가 언제 들어왔는지,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앞으로 1주일이 구제역 대규모 확산 여부를 가름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이날부터 전국 소 314만 마리에 대해 백신 일제 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항체가 형성되려면 1~2주 정도의 시간이 걸려 이 기간에 구제역이 급속히 확산할 경우 사실상 차단 방역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과 정읍 지역 농가의 항체 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애초 정부가 밝힌 소 평균 항체 형성률 97.5%에 훨씬 못미치는 5~50% 안팎의 항체 형성률을 보이는 농가가 속출하면서 구제역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조윤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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