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축산농가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충북과 전북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발생한 경기 연천의 구제역이 A형으로 확진되면서다. 결국 경기도 축산농가들은 적극적인 방역 활동을 벌이면서도 백신 접종의 실효성을 믿지 못하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 된 일인가. 알려졌다시피 구제역 양성으로 판정된 경기 연천군 군남면 선곡리 축산농가 반경 3㎞ 지역은 어제 우제류 이동제한 조치가 취해졌다. 결국 군은 현재 10곳에 운영되고 있는 가축 통제소를 13곳으로 늘리고, 수의사를 동원, 백신 접종과 축산농가별로 예찰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지만 즉각적인 효과를 구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단하고 있다.

짐작하다시피 사실은 그동안 받은 백신은 모두 O형이다 보니 연천지역 발생 구제역이 A형이라는 판정이 내려지자 백신의 효용성이 의심되고 있다. 바로 이런 점들이 이 지역 농가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다. 여기에 많은 지방정부가 자체 예산을 들여 수의사를 고용, 일괄적으로 백신을 투여했지만 연천군은 농가에서 자율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도록 해 접종률이 떨어진 경우다. 경기도는 최근 구제역 파동으로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2천390 농가의 소와 돼지 174만2천700여 마리, 2014년 12월부터 2015년 4월 사이에도 56곳 농가 가축 4만2천600여 마리를 살처분, 매몰한 가슴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2011년 백신을 처음 들여와 접종했을 때 소들이 유산하고 우유 생산량이 많이 감소하는 등 부작용도 있었다.

물론 그 이후 백신이 다른 종류로 바뀌고 부작용은 어느정도 사라졌지만 처음 백신 투여 때의 나쁜 기억 때문에 지역 농가에서 접종을 꺼린 것도 사실로 받아지고 있다. 문제는 항체율을 높이는데 있다. 그렇지 않아도 안성시는 구제역 발생 이후 사료 차량이 농가 정문에 사료를 내려놓으면 축사까지 파이프를 통해 이동하고 전문가인 사료 회사 AS센터 수의사가 직접 백신 접종을 실시해 항체율을 끌어 당기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보이지 않는 수고가 곁들여져야 항체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구제역은 2∼4년 주기로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 대책이 그 밥에 그 나물격이라는 것도 문제다.

매번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축산 농가만 골탕 먹는 것을 우리는 수도 없이 보아왔다. 그럼에도 왜 주기적인 구제역으로 이 고생들인가. 보다 확실한 백신 접종이 우선임에도 그저 형식적으로 관리해 온 탓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 개최 예정이던 정월대보름맞이 행사를 취소한 것도 당연하다. 이제부터라도 가축이 스트레스를 받아 항체율이 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우리의 축산 현실은 축산농가 밀집과 밀식 등 쾌적하지 않은 환경이다. 자연히 가축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선진국보다 우리나라 축산농가의 인식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2주가 최대 고비다.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은 물론 농가에서도 보다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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