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창의교육으로 우리 교육을 대개혁하자는 혁신적인 제안을 했다.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타인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하자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안 전 대표는 초·중·고 학제 개편도 제안했다. 6-3-3 학제를 5-5-2로 바꾸는 것으로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 과정을 마친 후 대학이나 사회에 진출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보통교육과 입시교육을 분리하는 것은 세계 여러 국가들에서 일반화된 교육 시스템이다.

현행 학제가 만들어진 시기는 1951년이다. 그때와 비교하면 아이들의 신체적·정신적 성숙도는 완전히 다르다. 초등학교 1학년과 6학년이 한 울타리 안에 생활하는 것이 부적합할 정도로 성숙도의 차이가 크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5세로 낮추고 3세부터 2년간 유치원 과정을 공교육으로 편입하자는 제안 또한 일리가 있다. 초등학교 입학연령이 낮춰지면 학생들의 사회 진출이 앞당겨진다는 점도 공감이 간다. 안 전 대표의 제안대로가 아니더라도 우리 교육이 개혁의 시점에 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교육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모 세대나 자녀 세대의 공부 방식이 큰 틀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주입식, 암기위주의 교육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모든 초점이 대학입시에 맞춰져 있다. 학생들은 천천히 생각하고 사고할 틈 없이 정해진 답을 누가 먼저, 누가 많이 암기하느냐를 경쟁한다. 역사 이래 가장 많은 시간을 공부에 할애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교양과 품격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

생각하지 않는 공부, 자신과 남을 돌아보지 않는 공부, 오직 이기기 위한 공부에 몰입한 나머지 인성은 뒷전이다. 어린아이들의 놀이조차도 자연스런 놀이가 아닌 의도가 담긴 놀이교육을 받는다. 대학생이 되어도 인문학은 취업과 무관하다는 이유로 외면 받는 것이 현실이다. 오직 성공만이 인정받는 세상이 되었고, 도덕의 기준이 무너진 채 부도덕과 불법이 용인되고 있는 것이다. 현행 교육과정과 체제를 바꾸지 않는 한 우리 교육은 절대로 변화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안 전 대표의 교육대개혁 제안은 의미가 있으며 당장 실현은 어렵더라도 제반 시스템 정비를 통해 실천해나가야 하는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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