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위기에 서 있다. 창당 보름여 만에 지지율이 5%대까지 떨어지고 얼마 전에는 장제원 대변인 아들의 ‘조건만남’ 의혹마저 불거지면서 수렁에 빠져있다. 우선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다가오면서 탄핵 찬성과 반대의 양극단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 지금의 바른정당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정병국 대표은 헌재의 결정이 다가올수록 탄핵 찬성과 반대 양쪽이 모두 자중해야 할 때라는 게 당의 입장이라지만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장의 찬성과 반대 어느 쪽에서도 주목과 지지를 못 받고 있는 현실이 가장 답답할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상 지금의 모든 정황은 바른정당이 어느정도의 지지율 반등을 위해 당 전체가 머리띠를 싸매야 할 판국이지만 악재가 튀어나오면서 난감하기만 하다는 얘기다.

우리는 물론 장 대변인 아들의 문제가 가족에 한정되면서 정치에 괜한 여파가 미치는 것이 바람직 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지만 얼마 전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에서 영입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각종 구설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연수를 받던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어쩌면 장 대변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일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여론이 더욱 악화됐고 장 의원 역시 어제 페이스북에 당 대변인과 부산시당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아마도 당 상황이 어려운데 당의 얼굴로 열심히 활동해 온 대변인의 심정 그대로가 결과로 나온 얘기다.

어제 바른정당은 오후 원내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참석한 대토론회를 열어 당의 위기상황을 진단하고 대안 모색에 나섰다. 그 만큼 당내 상황이 복잡다단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현실이다. 알다시피 이러한 바른정당은 새누리당 내 비박계 의원들이 국정농단세력과 결별을 선언하고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면서 만들었다. 그러나 창당 20일도 안 돼 정당지지도가 5% 안팎까지 떨어지는 것에 당 지도부가 당혹해 하는 것은 이제부터라도 탈출구를 찾아 살길을 만들어야 하는 지상명령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어느정당이나 창당후에 어려움은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한가한 얘기로 존립 위기마저 나와서는 곤란한 바른정당이다. 짐작하다시피 탄핵이 인용된다 해도 바른정당에 유리할 것은 거의 없다.

추려 보자면 오히려 새누리당 안에서 싸울 때보다 더 힘든 안팎사정을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당 지도부가 어제 참석자들에게 당이 직면한 문제를 미리 메모해 오라는 지침을 내린 것처럼 지금의 바른정당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추락하는 지지율 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난달 말 창당 이후 8∼9% 선이었다가 점점 떨어진 지지율이 바닥이다. 어쩌면 창당준비 과정에서 정강·정책이 현실정치와 떨어져 있었던 탓도 없지 않다. 국민들은 지금 안희정 지사의 그것처럼 현실을 인정하고 상대를 껴안는 포용의 정치를 바라고 있다. 분명한 피아간의 식별도 중요하지만 나라 전체가 두동강이 나서는 곤란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는 탓이다. 밤새 토론하고 답이 나올 때 까지 근신하는 바른정당이 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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