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형성률 높아도 구제역 발병

지난 8일 ‘A형’ 바이러스 구제역이 발생한 연천 젖소 사육농가의 항체 형성률이 A형은 90%, O형은 52%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경기도 AI·구제역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연천 구제역 발생농장의 젖소 21마리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에 대한 항체 형성률을 검사한 결과, A형은 19마리, O형은 11마리에 항체가 형성돼 있었다.

항체 형성률이 낮았던 충북 보은 구제역 발생농가(19%)나 전북 정읍 발생농가(5%)와 달리 연천은 비교적 높은 항체 형성률에도 구제역이 발병한 것이다.

연천 젖소농장은 항체 형성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A형’ 바이러스에 감염, 구제역이 발생했다. 보은과 정읍 발생농장 3곳은 모두 ‘O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백신 접종이 구제역을 100% 막을 수단은 아니라는 점을 방증한 셈이어서 경기도내 구제역 항체형성률이 높음에도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도가 지난해 12월까지 874개 농가의 소 3천200마리를 표본으로 항체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94.6%에 해당하는 3천26마리에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역은 562개 농가 2천179마리 중 2천33마리(93.3%), 경기북부지역은 312개 농가 1천21마리 중 993마리(97.3%)가 항체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도는 백신 접종은 물론 구제역 바이러스 차단방역에도 주력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연천의 경우 높은 항체 형성률에도 발병한 것을 보면 차단방역을 소홀하게 했을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을 맹신해서는 안 되며 농가에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히 소독하고 외부인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천에서는 지난 8일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군남면의 한 젖소 사육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 사육 중인 소 114마리를 살처분했다. 연천 젖소농장에서는 2010년 1월 연천과 포천에서만 발병한 ‘A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2가 백신’(O형 + A형)의 경우 항체 형성률이 두 가지 혈청 각각에서 유사하게 나타나야 한다”며 “연천 구제역 젖소 사육농가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 4∼7일 후부터 항체가 형성됨에 따라 백신 접종에 의한 항체 형성률과 감염에 의한 항체 형성률이 더해져 90%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내놨다.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38%가량 항체 형성률이 향상됐기 때문에 실제 백신 접종에 의한 항체양성률은 50% 정도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은과 정읍 발생농장의 경우 O형과 A형 바이러스 모두 항체 형성률이 낮게 나오긴 했으나 감염에 의한 항체 형성률 증가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약했다.

조윤성기자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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