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맹추위 속에도 광화문과 대한문 앞에서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각각 열렸다. 한 공간에서 생각의 간극이 이토록 극명한 대립이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 탄핵정국과 대선정국이 겹치면서 본질이 매몰되는 혼돈 속에 탄핵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발언과 행위들이 넘쳐나고 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퇴임 이후 8인체제가 되면서 탄핵기각설, 결정연기설 등 각종 설들이 난무하고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하는 등 지연작전에 돌입했다.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일 이전 결론을 내지 않는다면 7인 체제 속에서 탄핵심판 자체가 무효가 되거나 결론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고 대통령 대면조사도 거부당했다.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사실상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특검은 한계에 부딪쳐 있는 상황이다. 특검은 대면조사 거부가 특검 연장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수사기간 연장 카드를 꺼내놓으며 반격에 나섰지만 결정권자인 황교안 권한대행의 신중론 벽 앞에 서 있다. 최순실씨는 특검에 자진출석하고서도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는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특검 팀의 질문내용을 사전 인지하기 위한 술책이며 수사팀을 염탐하러 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SNS나 단톡방을 통해 가짜 뉴스와 조작된 황당 뉴스가 양산되면서 국민들을 더욱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소위 애국이란 이름으로 친목 성격의 단톡방에 미확인 가짜뉴스와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올리는 것이다. 이를 지적하면 나라가 위기 상황인데 그런 말을 한다며 비난하고 다른 단톡방으로 퍼 나르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며 강변한다. 가짜뉴스들은 이에 동조하고 맹신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삽시간에 확산되고 있다.

이런 뉴스의 대부분은 세계적 연구기관이나 석학을 인용하고 있으며, 그 후광에 가려 진위 여부를 가리지도 않고 사실로 믿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짜뉴스에 등장한 연구소와 사람들을 확인해보니 아예 존재하지 않는 기관에 일본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의 이름을 조합한 허구였다. 가짜뉴스를 통해 민심을 흔드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최근 페이스북과 구글 등에서는 이를 판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감을 노리는 거짓선동과 인격침해 등 무분별한 가짜뉴스에 대한 걸름 장치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건전한 판단력과 상식을 통해 뉴스의 진위여부를 판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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