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 젖소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지 5일이 지났다. 아직 추가 발생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O형과 A형의 전파 속도, 백신 방어력 또는 항체 형성률 등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도 방역 당국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도내 발생 8차례 구제역 가운데 A형 구제역은 이번을 제외하고 2010년 1월 2∼29일 발생한 연천·포천 구제역이 유일하다.

당시에도 6농가, 소에서만 발생하고 종료됐다.

반면, 나머지 7차례 O형 구제역의 경우 소는 물론 돼지에서 동시에 발생했고, 확진 건수도 대부분 A형보다 많았다.

가장 피해가 컸던 2010년 11월 28일∼2011년 4월 21일 구제역은 기록상에는 소와 돼지, 염소 등에서 153건 발생한 것으로 돼 있으나 당시 워낙 많은 구제역이 곳곳에서 발생함에 따라 공식집계를 사실상 중단, 실제 발생 건수는 수천 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방역 당국은 A형과 O형 구제역의 이같은 감염 가축 종류 및 확산 규모 등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아직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방역활동이 두 유형에 따라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연천에서 검출된 A형의 13개 분리바이러스 가운데 11개가 국내 소에 접종 중인 ‘O+A형’ 백신의 A형 균주인 ‘A22 이라크’(A22 Iraq)와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존 백신이 이번에 발생한 A형 바이러스의 방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백신 접종으로 A형이 확산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방역 관계자들은 이것만으로는 이번 A형과 O형의 발생 양상 차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O형 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했는데도 O형은 A형보다 많이 확산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형 구제역에 대한 연구를 서둘러 그동안 O형 위주로 진행된 구제역 방역활동을 A형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 구제역·AI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A형 구제역에 대한 연구가 그동안 충분하지 못하고 경험도 부족하다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현재 동시 발생한 A형과 O형의 정확한 발생 양상 차이는 더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전파 속도가 다르고, 가축 종류에 따라 감염력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 추정만 한다”고 밝혔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 역시 “2014∼2015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구제역은 O형이 35%, A형이 14%로 나타났다”며 “두 유형의 구제역 확산 속도 등에 어떤 차이가있는지, 원인은 무엇인지 등은 추이를 지켜보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밝혔다.

김현우·황영민기자/kploc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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