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수입 차질… 백신공백 불가피

A형 구제역 무방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한 ‘A형’ 구제역 바이러스를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백신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지만 백신 제고는 이미 바닥난 상태다.

현재 보유한 ‘0+A형’ 백신 재고가 부족하고 조기 수입도 차질을 빚고 있어 ‘A형 구제역 무방비 상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0+A형’ 백신 물량 부족…조기 수입·돼지 확산 방지가 관건.

구제역은 A, O, C, Asia1, SAT1, SAT2, SAT3형 등 총 7가지 혈청형으로 유형이 구분되며, 각각의 혈청형은 유전자 특성에 따라 최대 80여 가지의 하위 유형(아형)으로 나뉜다.

바이러스 특성상 유전자 변이가 심해 100% 일치하는 사례를 찾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상동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고 유전자 특성과 백신 종류 등을 결정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에 연천에서 발생한 A형 구제역 바이러스는 유전자 계통이 ‘아시아(ASIA) 동남아시아(SEA) 97’ 타입이며, 지난해 베트남의 소·돼지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99.8% 일치했다.

지난해 미얀마(소)에서 검출된 A형 바이러스와는 99.7%, 앞서 2013년 중국 광둥성(돼지) 바이러스와는 99.5%의 상동성을 보였다.

7년 전 포천 지역에서 검출됐던 A형과는 상동성이 91.41%로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다고 농식품부는 전했다.

일단 국내에서 사용 중인 백신이 방어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방역당국은 걱정을 다소 덜게 됐으나, 재고가 부족해 ‘백신 공백’ 상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백신 재고량은 O+A형은 99만두분, O형은 830만두분이며, 계약된 예정량인 O+A형은 2월 말~3월 초에 160만두, O형은 오는 17일과 24일 320만두분이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물량은 이번에 긴급 수입된 물량이 아닌, 백신 발생 이전부터 정기적으로 들여오던 계약 물량이다.

농식품부는 소에서 A형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과, 돼지에서까지 A형이 퍼질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백신 제조사인 영국 메리알사에 O+A형 긴급 수입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 한숨 돌린 방역당국…“사용 중인 백신 효과 있다”

국내에서는 2000년 이후 여덟 차례 발생한 구제역 가운데 A형은 지난 2010년 1월 포천·연천 소 농가에서 발생한 6건이 것이 유일했다. 나머지 7차례는 전부 0형이었다.

2010년 1월 A형이 발생한 이후 그해 4월 강화에서 O형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거의 같은 시기에 O형과 A형이 동시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구제역을 둘러싸고 ‘백신 무방비’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 연천에서 발생한 A형의 경우 지역형이 확인되지 않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O+A’형 백신이 방어 효과가 있는지도 확인이 필요했다. 자칫 보유 백신이 방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면, A형 구제역 확산에 대처할 수 없는 백신 무방비상태가 되는 셈이었다.

다행스럽게 연천에서 발생한 A형 바이러스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백신 사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현우기자/kploc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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