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뉴스룸(The Newsroom)’. 배경은 아틀란티스 케이블 뉴스 방송(ACN)의 보도국이다.

인기영합주의의 앵커 윌 맥카보이(제프 다니엘스 분)가 사회고발 형 앵커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려냈다.

또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유권자들이 선거할 때 도움 여부’, ‘가장 올바른 형태의 논거’, ‘역사적 의미’, ‘양면성’ 등의 원칙을 가진 ‘진짜 뉴스’를 만드는 과정을 다뤘다는 평가다.

특히 시즌 1에서 토론회에 참석한 윌 맥카보이가 ‘미국은 더 이상 위대한 국가가 아니다’라고 성토한 장면은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이 장면은 우리말로 번역돼 ‘미국이 위대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각종 동영상 사이트에 나돌고 있다.

이 동영상은 ‘한국판’으로 패러디됐다. 조회 수 350만회를 돌파하면서 원본 동영상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원본 동영상의 제목은 ‘한국이 위대한 이유’로 바뀌었고 자막도 ‘한국은 더 이상 위대한 국가가 아니다’라는 내용으로 변화됐다.

이 동영상에서 20살짜리 여대생이 ‘한국이 위대한 국가인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하자 토론자들은 한국이 위대한 이유로 ‘교육열과 IT강국, 한국을 이끌어 갈 삼성과 현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윌 맥카보이는 ‘한국은 더 이상 위대한 국가가 아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매번 삽질을 해서 자기 무덤을 파도 민주당은 한 번도 제대로 성공해 내지 못했다. 별장에서 섹스파티를 벌여도, 순방 중에 인턴여대생을 성추행해도 물고 늘어지는 척 해봤자 시간낭비다. 사람들이 왜 진보를 싫어하는지 아는가. 맨 날 지기 때문이다. 정말 진보가 잘나고 똑똑하다면 어쩜 그리 한 결 같이 질 수 있나. 그리고 학생들한테 한국이 위대한 나라라서 삼성과 현대를 가진 것은 우리뿐이라는 말을 어쩌면 그리 뻔뻔스럽게 할 수 있나. 미국에는 애플, 일본에는 도요타가 있다. 어떻게 세계적인 기업이 우리나라에만 있다고 생각하나. 세계 100대 기업 중 맥도날드는 세계 7위다. 삼성은 9위다. 루이비통이 17위이고 현대는 53위다.’

그는 여대생에게 ‘몇 가지 알아야 게 있다’면서 성토를 이어갔다.

‘한국이 위대한 국가라는 걸 뒷받침하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언론의 자유는 세계 64위다. 이스라엘·나미비아와 같다. 경제자유는 34위, 빈부격차는 25위, 부패지수는 45위다.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이고 청소년 행복지수는 OECD가입 국가 중 꼴찌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인 분야는 3개다. 술 소비량이 세계 1위이고 청소년 흡연율 1위, 인구대비 성형수술 비율이 1위다. 여성 5명 중 한 명은 태어날 때와 지금의 얼굴이 다르다. 그래놓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성형미인을 까고 있다. 물론 이중 어느 것도 20살짜리 대학생의 잘못은 아니다. 다만 역사상 최악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어 한국이 훌륭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설명했다.

‘예전에 우리는 올바른 일을 위해 힘을 모았고 정의를 위해 싸웠다. 독재를 막고 민주화를 이루어 냈다. 가난과 싸웠지 가난한 사람과 싸우지 않았다. 나라가 IMF에 빠졌을 때 국민들은 금을 모았다. 지금의 삼성과 현대를 만들어 낸 것은 이건희와 정주영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었다. 수출용보다 낮은 스펙이지만 비싼 값을 주고 지금의 현대자동차와 삼성을 만들어 냈다. 위대한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해 베트남에 군인으로,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로 간 것은 바로 우리 국민들이었다.’

이 동영상은 ‘확실한 주제파악’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이 때문에 ‘틀린 말이 없다’는 내용의 댓글이 차고 넘친다.

그렇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 동영상이 제시한 것 보다 더 악화됐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압박과 국내의 정치 불안정으로 서민경제는 파탄에 이를 지경이다. 게다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휩쓸고 지나가자마자 구제역이 들이닥쳤다. 사실상 누더기다. 이젠 누더기를 말끔한 옷으로 갈아입힐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쯤 되면 19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이는 힘이나 권력보다 지혜로 다시 우리나라를 위대하게 일으켜 세울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다. 대선 후보들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

구자익 인천본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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