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인천평화복지연대와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했다. 이유는 인천지역 학교들이 실시중인 석면철거에 대한 안전관리를 촉구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석면이 채취된 장소와 석면 조각 등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러한 얘기가 모두 사실이라면 그냥 넘어갈 얘기가 아니다. 얘기의 중심은 올해 철거공사를 진행한 인천지역 초·중·고등학교 3곳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시민단체들은 학교 교실과 운동장, 화단 등에서 조각, 못, 먼지 등 41개 시료를 채취, 이 가운데 27개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분노를 하는 것은 다른 이유에도 있다. 석면 가루가 검출되는 주요 원인이 학교 측의 공사 관리와 감독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미 2013년 전수조사로 학교 373곳에서 석면이 검출돼 지난해까지 48개 학교 천장 등에서 석면을 제거했음에도 예산부족으로 전면 시행하지 못한 잘못도 없지는 않다. 그러니까 이들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교육부가 석면 철거 예산을 지원하지만 안전 문제는 돌아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 더 정확히는 학교 교장, 행정실장 등 책임자들이 제대로 감시하지 않고 경비를 이유로 영세한 철거업체들이 비용 절감 등을 내세워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현실에 빚어진 결과다. 안타까운 일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천지역 325개 학교에서 석면을 제거하기 위해서 1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경비를 제때에 마련하기가 수월하지 못해 빚어지는 일들이다.

이러한 석면이 건강에 치명적이고 더구나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왜 모르는가. 알려진대로 학교들의 교실천장 마감재 등으로 사용된 텍스는 갈석면, 백석면 등을 각각 10%, 15% 미만의 비율로 함유하면서 이런 텍스가 쪼개지거나 부식될 경우 함유된 석면이 공기 중에 떠다니게 된다. 그래서 학교마다 이런 석면으로 지어진 건물을 집중적으로 석면교체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는 얼마 전에도 경기도에서 이런 1급 발암물질인 석면 해제 및 철거 작업에 걸림돌이 생기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무려 4백30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석면 제거 작업이 진행되면서 생긴 일이었다. 제거 작업을 감독할 감리원 부족 현상 탓도 있었다는 소식이다.

비단 학교뿐이 아니다. 과거 이러한 석면재질로 지어진 농촌의 주택이나 도시 일반 사무실의 천장재마감도 일부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 그리고 매연등으로 끊임없는 호흡기질환을 위협당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판국에 석면의 해악은 알려진 것 이상의 치명적이다. 다른 곳도 아닌 교실에 정부나 지자체가 최대한의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법규를 앞세우기 이전에 일이 되도록 먼저 계획을 세우고 차분히 시간을 두고 진행해 나가야 한다. 지금부터다. 시민단체의 관심과 지방정부의 세심한 계획아래 우선적인 예산 배정으로 학교 교실을 튼튼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까운 장래에 벌어질 더 큰 재난을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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