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로회복지재단 이사장으로 부천삼정종합사회복지관을 이끌고 있는 민경설(65) 목사는 “가난했던 학창시절의 삶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과 섬김에 우선을 둘 수밖에 없었던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화원종합사회복지관과 안산이주민센터 이사장 등 오랫동안 계층을 불문하고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일에 실천과 섬김을 다하고 있는 민경설 광진교회 담임목사를 만나 섬김의 철학을 들어본다.

―안산이주민센터와의 특별한 인연은.

“십수년전 쯤의 일이다. 노회 소속 단체라서 들렀다가 우연히 방문을 열었는데 팔이 잘리고 손가락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구석으로 숨어드는 모습을 봤다. 불법체류자란 이유로 치료도 제대로 못받고 다니던 회사에선 월급도 못받고 쫏겨나 숨어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불법체류자란 신분은 국가적 기준일 뿐 기독교적으로 품어야 했다. 그래서 시작했다. 센터 건물이 낡아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사재를 털었고 개인 신용으로 빚보증을 서서 건물을 새롭게 개조했다. 직원 월급도 제대로 못 줄 형편일 때는 맡은 교회에 와서 헌금을 털어 월급을 줬다. 그렇게 그들을 품고 섬기며 지금에 이르렀다.”

―부천삼정종합사회복지관의 특별한 복지서비스는.

“지역사회 다양하게 분포돼 있는 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장애인, 노인,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등 사회적약자를 위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사회적 시스템으로는 부족한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형편상 수술이 어려운 한 여성분의 폐이식 수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장애아동과 부양가족을 위한 전문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인 대상 무료급식과 도시락 배달, 밑반찬 배달, 김장김치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세대 청소년을 위한 지원 활동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 때까지 입주 가정교사를 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한양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대학 강단에 섰는데 심한 폐결핵을 앓다가 죽음의 문턱을 넘어 섰던 경험이 있다. 형편이 어려워서 생긴 일이다. ‘덤으로 사는 인생’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 내기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학습지원, 정기적 현금 후원을 통한 학원비 및 생활비 지원, 물품 후원을 하고 있다. 복지관을 통해 5년간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도시형대안학교 ‘꿈이 있는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17명의 누적 졸업생 중 대학진학 5명, 기술교육원 진학 2명, 상급학교 진학 준비 및 취업 10명 등을 배출했다.”

―목회철학에 대해 한 말씀.

“섬김과 존중의 가치를 두 다리 삼아 헌신해 왔다. 빛이 열매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만큼 결과를 중요시하지 않는 것이 기독교적인 것이라 믿어 왔다. 두 명의 성도로 시작해 1만명 성도의 교회로 성장했다. 한국 교회의 복음화를 위해 미래목회연구원을 만들고 ‘전도동력세미나’를 전국 규모로 개최해 지난 25년간 14만여명의 평신도와 목회자들을 참된 복음의 일꾼으로 세웠다. 이렇게 헌신하다보니 지난해 국민일보로부터 ‘올해의 목회자상’을 수상했다.”

―총회 부총회장 선거 임하시는 각오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한국교회의 부정적 현상, 즉 기복주의적 신앙 의식을 십자가의 복음으로 교정하고 복음을 바탕으로 전도의 열정을 회복하는 일이다. ‘우선 나부터 한 알의 밀이 되자’는 각오로 ‘2017 KC(Korea Church) 희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돌아가 ‘오직 성경’, 말씀 그대로의 복음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주변에서 부총회장 출마를 적극 권유받고, 결심했다. 한국 교회를 새롭게 개혁시키는, ‘제2의 종교 개혁’을 위한 일선에 서 있다.”

김형수기자/vodoki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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