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라고 해서 움츠러들 필요 없습니다. 사회로 나와서 자신있게 행동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스포츠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인천시장애인체육회 휠체어 배드민턴(WH-1) 인천대표인 허윤정(45)선수는 운동으로 다져진 팔뚝을 들어보이며 미소지었다. 허윤정 선수가 배드민턴 라켓을 잡은 것은 불과 2년 전의 일이다. 2년 만에 시 대표로 발탁되기까지 그야말로 미친듯이 훈련했다.

이전까지 그녀는 장애인 생활체육 프로그램으로 탁구를 치던,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두 딸을 가진 평범한 주부였다.

그렇지만 평소 지론이 있었다.

허윤정 선수는 “부평구에 있는 집에서 연수구 옥련동 장애인체육관까지 오려면 많이 힘들지만 운동은 꼭 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몸이 건강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 개선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록 생활체육이었지만 부지런히 운동하는 성실한 모습이 장애인체육회 최복락(60)배드민턴 감독 눈에 띄었다.

배드민턴 명문인 청송중, 청송고 감독을 지내며 많은 선수들을 배출한 최 감독은 허윤정 선수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최 감독은 “그래서 배드민턴 해보겠냐고 했다”며 “못하는 것은 잘하게 할 수 있지만 성실하게는 할 수 없는데 허윤정 선수는 예전부터 운동을 하던 선수들보다 훨씬 성실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국가대표 선수를 지냈던 최 감독은 은퇴 이후 2003년 인천으로 왔다. 그리고 2006년 인천시 장애인배드민턴협회를 만드는데 앞장섰다. 지금도 지인들과 조촐하게 후원회를 결성하고 자신의 사비를 털어넣으며 선수들 차비라도 대주겠다고 애쓰고 있다.

허윤정 선수는 장애인들이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고 했다.

허 선수는 “현재 그 어느때보다 장애인 체육에 대한 지원이 잘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간이 부족하다”며 “비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에선 장애인들이 이용할 시간이나 공간이 없고 잘 내주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복락 감독은 “최윤호 장애인체육관 관장 지원으로 일단 허윤정 선수를 2년 안에 태극마크를 달게하는 것이 목표”라며 “두고봐라. 성실히 노력하는 선수에겐 반드시 결과가 따라온다. 장애가 있고 없고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윤정 선수도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며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볼 수 있는 것, 그것으로 나를 세상에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영혼의 단짝이 된 두 사람이 만들 이후 이야기가 더 기다려지는 이유다.

김요한기자/yoha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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