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셔니스타 이미지·연기력논란 딛고 '화차' '아가씨' 등 계기 배우로 성장

 

▲ 제6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김민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이다. (사진=AFP/연합)
"너무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신 홍상수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가슴에 깊은 울림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별처럼 빛나는 환희를 선물받았습니다."

 김민희(35)가 제6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했다.

 한국의 여배우가 3대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2007년 전도연이 칸 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10년 만이다. 30년전인 1987년에는 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유부남과 불륜에 빠진 여배우 영희로 출연했다. 영희는 독일 함부르크 여행에 이어 강릉에 돌아와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역할이다.

 김민희의 국제영화제 수상은 그의 연기 인생만큼 드라마틱하다.

 큰 키와 개성 있는 얼굴로 잡지와 CF 모델로 먼저 이름을 알린 김민희는 1999년드라마 '학교 2'로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2002년 '순수의 시대'로 첫 주연을 맡았지만, 연기력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그 뒤로도 여배우보다는 '패셔니스타' 등 모델 출신 이미지가 더 강했다.

 그러나 2008년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가능성을 드러내더니 2012년 변영주 감독의 '화차'를 통해 진정한 배우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민희는 '화차'로 제21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 2013년 '연애의 온도'로제49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영화계에서는 국내 여배우 가운데 연기력 측면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배우로 주저 없이 김민희를 꼽는다.

 김민희는 과거 인터뷰에서 "신인 시절에는 연기하면서 잘 즐기지 못했고,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면서 "'굿바이 솔로'(2006) 때부터 현장이 조금씩 즐거워졌다. 꽤 오랫동안 연기에 공을 들였다"고 했다.

 김민희는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막대한 부를 상속받은 아가씨 히데코 역을 맡아 호연하면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칸 영화제 진출당시에도 여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기도 했다.

 김민희는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국내에서 그의 연기 인생은 큰 도전을 받고 있다.

 2015년 9월 개봉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홍 감독을 만난 뒤 불륜설에 휩싸였고, 두 사람은 지금까지 국내 팬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다가 이번 베니스영화제에 동반 참석했다.

 김민희는 18일(현지시간) 여우주연상을 받은 후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준 홍상수 감독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홍상수 감독님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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