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예비 수험생에게 매우 긴장되는 시기가 아닐 수 없다. 2018학년도 대입 수

시모집에서 논술전형을 고려하는 수험생들도 많을 것이다. 종종 ‘수시모집의 로또’로 오해를 받는 논술전형은 달리기로 치면 마라톤에 해당한다. 탄탄한 기초와 자신만의 안정된 페이스가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논술전형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논술전형에 대비하는 수험생의 바른 자세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3학년 1학기 내신 관리에 집중하자.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은 수시에 반영되므로 고3에게 이번 학기는 내신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모의고사도 중요하지만 내신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는 학생부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고려하여 지원 계획을 세워야 한다. 논술과 학생부 성적이 좋아도 최저학력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이므로 평소 모의고사 성적을 고려하여 지원 계획을 지혜롭게 수립해야 한다.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을 고려하지 않고 터무니없이 지원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단,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들도 있으므로 유·불리를 따져서 지원해 볼 수 있겠다.



셋째, 지원 학교의 논술 유형만 공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느 과목이나 기초가 중요하겠지만 대입 논술은 더더욱 그렇다. 간혹 논술 공부를 방학 때 잠깐 하고 마는 단기 과목으로 오해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논술은 기초가 중요한 장거리 달리기로 평소 안정된 페이스가 유지될수록 합격률이 높다. 지원 학교의 특징은 반드시 분석해 보아야 하지만, 그것만 분석해 보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논술전형은 지원 학교는 물론 다른 학교의 유형과 주제도 충분히 다루어 본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사실,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첨삭을 잘 받아야 한다. 논술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의 합격 수기 중 공통되게 두드러지는 점 하나가 바로 자신의 글에 대해 평가를 받는 첨삭의 중요성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논술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글을 읽고 평가해 주는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다. 학교별 출제 경향 분석이나 기출 풀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쓴 논술 답안에 대해 자세한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것을 ‘첨삭’이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논술전형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 로또라거나 글을 잘 쓰는 사람에게 유리한 시험이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논술전형처럼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시험도 없다. 논술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의 합격 수기를 읽어 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논술전형은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도 일단 논술 공부를 시작하면 논술 초보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을 만큼 논술전형은 글 실력과 큰 상관이 없다.



논술전형에서 첨삭이 중요한 이유는 출제자가 논제를 통해 쓰라고 요구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그것을 제시문에서 잘 찾았는지, 찾은 내용을 논제의 유형에 맞게 체계적으로 구성했는지, 글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은 없는지 등을 꼼꼼하게 짚어 주어야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쓰고 첨삭 받고 수정하는 과정 없이는 합격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첨삭 과정은 물론이고 첨삭 후 자신의 노력이 필요한 과제의 수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3월이면 2018학년도 입시가 시작된다. 수험생에게는 지금이 여섯 개의 수시 카드를 어떻게 쓸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이고, 고등학교 1~2학년 학생에게는 자신에게 적합한 전형에 대해 더 고민해 볼 시간이 남은 시기이다. 애매한 내신 등급이나 불안한 모의고사 점수 때문에 고민인 학생이라면 논술전형에 대해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논술은 로또가 아니라 노력이다. 이 점만 명심한다면 누구든 도전해 볼 수 있다.

최영신 경희대 평생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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