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화성 화옹지구를 수원 군 공항 이전 예비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화성시가 2008년부터 계획해 진행해 온 대형 시책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만약 화옹지구가 군 공항으로 최종 선정되면 수원에서 일어났던 소음 등의 피해가 고스란히 화옹지구와 맞닿아 있는 평화생태공원 개발지역으로 옮겨지기 때문인데 시는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해 TF팀을 꾸리는 등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다.

21일 화성시에 따르면 1951년부터 미공군의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던 매향리 쿠니사격장을 2005년 8월 한·미간의 ‘폐쇄’ 결정에 따라 시는 주민들의 피해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평화의 상징인 매향리 평화공원조성을 추진하게 됐다.

매향리 평화평화공원은 국방부가 선정한 화옹지구와 직선거리로 1㎞가량에 위치한 우정읍 매향리 320번지 일원으로 사업 부지 57만6천267㎡, 사업비만 국비를 포함해 1천18억5천700만 원이 투입된다.

2018년 개장 예정인 공원에는 습지원과 메타세쿼이아길, 해안들판, 잔디마당, 산책로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와함께 공원내에는 25만여㎡ 부지에 유소년 야구의 메카를 자부하며 추진된 ‘화성드림파크’ 조성 사업이 오는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화성드림파크에는 리틀야구장 4면과 주니어야구장 3면, 여자야구장 1면 등 총 8개의 야구장이 들어설 예정으로 이미 7개 리틀야구 대회와 5개 주니어야구 대회, 2개의 여자야구대회와 국제대회 등 15개 대회가 예약돼 있다.

시는 군 공항이 들어서면 애써 조성해 둔 공원과 야구경기장이 ‘말짱 도루묵’이 될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아직 자세한 후보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광객 유치가 주된 목적인 생태공원과 야구장 주변에 굉음을 내는 전투기가 밤낮없이 훈련을 해댈 텐데 누가 소음을 들으러 찾아 오겠느냐”며 “분명한 것은 수원지역보다 화옹지구의 피해지역이 훨씬 넓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이같은 우려는 경기도의회에서도 제기됐다.

도의회 최지용(한국당·화성2) 의원은 “화성 화옹지구는 지난 54년 동안 미군 사격장으로 활용된 곳으로, 매향리 미 공군폭격장으로 인해 많은 소음과 인명피해를 겪어왔던 곳”이라며 “그토록 바라던 주민들의 숙원이 이루어진지 14년 만에 또다시 국가는 화성시에 또 한번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날 도의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5분 발언을 통해 “이 곳에 또 다른 고통의 씨앗을 심어두는 것이 과연 환영할 만 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가안보라는 미명 하에 특정지역주민들에게만 과중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화옹지구 이전이 확정되면 국방부 환경영향평가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안다”며 “이를 토대로 관련법과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피해방지시설 설치 등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신창균·김현우기자/kplock@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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