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1천300조원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가 각종 가계부채 대책을 내놨지만 지난 한해동안에만 140조원 이상이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작년 말 금융기관의 대출과 결제 전 카드사용액을 합친 가계신용 잔액은 1천344조3천억원으로 2015년 말(1천203조1천억원)보다 141조2천억원(11.7%) 급증했다고 21일 밝혔다.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내놓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잔액이 1천300조원을 돌파하기는 처음이다.

지난해 가계부채가 폭증한 것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작년 부동산시장은 강남 등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열기가 뜨거웠고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로 청약 과열 양상을 보였다.

또 6월에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1.25%를 기록하는 등 시중 유동성이 풍부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1천271조6천억원으로 1년 사이 133조6천억원(11.7%) 늘었다.

특히 제2금융권으로 분류되는 비은행금융기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예금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91조3천억원으로 작년에 42조6천억원(17.1%)이 늘어났다.

특히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8조2천849억원으로 1년 사이 33.5%(4조5천913억원) 뛰었다.

은행권이 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진 저소득· 저신용층이 제2금융권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제2금융권 가계대출 간담회’에서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정책 대응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장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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