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시험을 보겠다는 수험생은 늘어나는데 채용인원은 적어 현실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올해로 3년째 경찰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경시생(경찰공무원 채용 시험 응시생) 김모(32) 씨.

20대 중반부터 중소기업 건축회사를 다닌 김씨는 2015년부터 경찰이 되기 위해 수원역에 위치한 한 경찰학원 문을 두드렸다. 다니던 회사는 앞날의 보장이 어둡고 청년 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일반 직장보다는 공무원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중 태권도 3단의 단증을 살려 택한 것이 바로 경찰이다.

김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5시30분부터 시작된다. 7시50분부터 기초영어 강의가 시작되기 때문에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공부 환경이 좋은 앞자리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0여 명이 등록한 이 학원 경찰반의 수업시간이 30분이 남았지만 강의실에는 벌써 100여 명이 넘는 경시생들이 이미 자리를 잡아 공부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찰시험은 한국사와 영어, 경찰학개론, 형법, 형사소송법 등 총 5개 과목이다. 이 학원은 매일 진행되는 기초영어를 제외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요일별로 1과목씩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강의와 문제풀이, 특강 등으로 진행된다. 이에 하루라도 빼먹게 되면 수 백 페이지가 뒤처지기 때문에 아플 수도 없다.

김모 씨는 “함께 공부를 하고 있는 경시생들이 경쟁자이기 때문에 잠을 줄여서라도 책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며 “새벽부터 도시락을 싸주시는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꼭 합격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차 경기지역 경찰의 채용 인원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242명(남 211명, 여 12명, 전의경경채 19명), 경기북부지방경찰청 215명(남 198명, 여 8명, 전의경경채 9명) 등 총 457명이다.

가장 많은 채용인원을 기록했던 시기는 2014년 2차 시험으로, 1천120명 채용에 1만2천401명이 응시해 11: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시기는 지난해로, 1차 시험에는 204명 채용인원에 6천744명이 응시해 33:1의 경쟁률을 보였고 2차 시험에는 750명 채용에 1만3천944명이 응시해 35: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기업의 채용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고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공무원이나 경찰 시험에 청춘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채용인원이 더 줄어든 반면 응시생들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지난해의 높았던 경쟁률을 다시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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