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대선이 있는 해다. 대선주자들이 자신이 가장 적합한 리더라고 주장하지만,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스티븐 코비 등 많은 리더십 전문가들은 ‘기회를 보는 눈, 위험을 감당할 용기와 의지, 소통할 수 있는 유연성, 많은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식, 사려 깊은 고결한 성품, 공정함과 성실함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덕목을 다 가지고 있는 리더가 정말 있을까? 혹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있어 보이는 척해도, 인간이란 어차피 전지전능하지 않은 존재다. 대중들은 이상적인 리더와 실재 리더와의 차이 때문에 실망한다. 좋은 리더십이란 큰 잘못 즉 대과(大過) 없이 충실히 소임을 다한 후 다음 사람에게 잘 넘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리더란 이러이러한 덕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가 아니라, 이런 것은 없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오무일뻔의 리더십’을 말하고자 한다. ‘오무일뻔’이란 절대 없어야 할 ‘무능, 무책임, 무기력, 무례, 무식과 뻔뻔함’ 이다.

첫째, 리더는 무능해서는 안 된다. 진짜 성과를 내야 한다. 이는 더 많은 인프라와 역량을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재임기간 동안 단기성과에 집착해 무리하게 열매만 따내서 유능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가짜다. 아울러 역경극복 능력이 필요하다. 상황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돌발변수와 위기가 많다. 구성원들을 다독이고 전진하는 의연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둘째, 리더는 무책임해서는 안 된다. 리더는 책임지라고 있는 자리다. 리더가 책임져야 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리더가 책임을 져야 구성원들은 리더를 믿고 열심히 한 방향으로 정렬하고 매진할 수가 있다. 구성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그 누구도 자신 있게 일을 추진할 수가 없다.

셋째, 리더는 무기력해서는 안 된다. 매사 자신 없고 활력이 없는 리더를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운 일이다. 조직은 살아 있어야 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객관적인 역량보다 더 큰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어야 성과를 낼 수가 있다. 가진 것만큼만 성과를 내는 조직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구성원들에게 자신감과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어야 하는데, 무기력하면 구성원들은 칸막이를 치고, 더 이상 앞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

넷째, 리더는 무례해서는 안 된다. 무례하지 않다는 것은 겸손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가진 권력이 무한한 줄 알고 오만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모든 성과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만 하니, 소통하지 못하고 시기를 받게 된다. 자신을 낮추어야 더 많은 소리가 들리고, 더 많은 성과가 흘러들어온다. 세상만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 반대는 있을 수가 없다.

다섯째, 무식해서는 안 된다. 이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단련하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이 다 경험해봤고 다 안다는 리더 밑에 있는 구성원은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지 않는다. 변화를 읽으려면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하고 공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뻔뻔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솔직하다는 것을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약점이 있고 부족하다. 진솔한 사람을 싫어하는 이는 없다. 잘못을 하고서도 뻔뻔하게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적이 많을 수밖에 없다.

리더가 항상 염두해야 할 것이 ‘역사성’이다. 자신이 지금 맡고 있는 것은 긴 역사의 한 선상이다. 누군가로부터 자리를 넘겨받았고, 다음 사람에게 또 넘겨야 한다. ‘오무일뻔’하지 않는 리더는 훌륭하고 이상적인 리더는 아닐 수 있어도 대과 없이 흐름을 이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2017년 새봄, 역사 앞에서 부끄러워할 줄 알고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간적인 리더를 기대해 본다.

김효진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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