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보수단일화론 겨냥 강도 높은 비판

▲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가 23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그 옆으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유승민 의원의 자리가 빈자리로 남아 있다. 남 지사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유승민 의원을 위한 충고'라는 글에서 "국정농단세력과 후보 단일화를 포기할 수 없는 유 의원이라면 차라리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길 권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같은당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에 대한 공세를 연일 높여가고 있다.

남 지사는 23일 “민심의 태풍에 대항하는 듯한 방향으로 간다면 우리는 산산조각이 날 것”이라며 유 의원에게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연이은 남 지사의 공세에도 유 의원은 대응하지 않고 애써 외면하는 양상이다.

남경필 지사는 이날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 인용 후 민심의 태풍이 오고 있다”면서 “민심의 태풍에 대항하는 듯한 방향으로 간다면 우리는 산산조각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남 지사는 전날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유승민 의원을 위한 충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유 의원의 보수 후보 단일화론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남 지사는 “이미 바른정당은 모든 동지들이 머리를 맞대 국정농단세력과 연대는 없다고 결론지었다”면서 “국정농단세력과 후보 단일화를 포기할 수 없는 유 의원이라면 차라리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길 권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6.3%에 머물고 있는 바른정당의 낮은 지지율에 대한 원인도 유승민 의원의 스탠스에서 찾고 있다.

남경필 대선캠프 관계자는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까닭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 나온 뒤 아무 것도 한 게 없기 때문”이라며 “보수진영의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15%의 탄핵반대세력의 눈치를 보고 국정농단세력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뉘앙스를 주는 것 자체가 당을 흔드는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바른정당이 진짜 보수라고 주장하고 싶다면 박근혜 정부 출범 시 약속했던 개혁과제 및 법안들을 처리해 그들(자유한국당)과는 다르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우리가 서 있는 위치가 어딘지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야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은 거듭되는 남 지사의 공격을 애써 외면하며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에 불참한 유 의원은 한 시간 뒤 바로 옆방에서 열린 ‘대구시·대구지역 국회의원 현안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유 의원은 전날 남 지사의 ‘새누리당으로 돌아가라’는 글에 대해 “할 말이 뭐 그런 것밖에 없나”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내 입장은 충분히 밝혔고 변화가 없다”면서 “자꾸 이런 식으로 물어보시니까 답하는 건데 이제는 답 그만해도 되겠다”고 답했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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