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단투기를 감시하는 ‘클린지킴이’(감시카메라)가 무단 투기하는 사람들의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용도로 전락하고 있다.

23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쓰레기를 상습으로 무단투기하는 지역에 대해 ‘클린지킴이’를 설치했다. 클린지킴이는 사람이 접근하면 센서가 작동해 경고 음성과 함께 현장의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내는 단속 카메라다.

2013년부터 팔달구 42대, 권선구 42대, 장안구 41대, 영통구 16대 등 총 141대가 설치돼 있다. 1대당 가격은 180만~250만 원으로 설치비용을 제외한 제품 구입에만 약 2억 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 클린지킴이는 고가의 몸값에도 불구하고 제 기능을 못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지난 22일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의 한 골목에는 클린지킴이가 설치돼 있음에도 도너츠 상자부터 커피, 우유, 신발 상자, 쌀 포대, 즉석밥 등 다양한 생활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굴러다니고 있었다.

얼굴을 가린 채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면 이를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다 이 업무를 전담할 인력도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게다가 무단투기를 적발하기 위해서는 쓰레기에 주소나 전화번호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과태료를 물릴수 있다.

시민 박 모(32)씨는 “무단투기를 하지 말라는 음성은 종종 들었지만 주변에 여전히 쓰레기가 굴러다녀 카메라까지 있는지는 몰랐다”며 “차라리 단속 카메라보다 신고포상금을 올려주는게 더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인력 문제 등으로 시시때때로 CCTV를 확인할 수는 없다”며 “주민신고가 들어오거나 과도하게 쓰레기가 적치돼 있을 경우 CCTV에 녹화된 화면을 확인해 반드시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안원경기자/letmehug@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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