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에서 모란가축시장상인회 소속 업소 일부가 개 보관 및 도살시설 철거 작업을 하고있다. 전국 최대 개고기 유통시장인 모란시장은 27일부터 개보관 및 도살시설 등 개판매시설 자진정비에 나선다. 연합
한 해 8만 마리의 식용견이 거래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개고기 유통시장인 성남 모란시장에서 개 판매시설을 자진 철거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13일 성남시와 모란가축시장상인회가 환경정비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첫 조치다.

하지만 일부 업소가 생계 위협과 영업손실 등을 들어 자진정비에 반대하고 있어 업종 전환과 시장현대화에는 아직 변수가 상존해 있다.

26일 성남시와 모란가축시장상인회에 따르면 모란가축시장상인회 소속 업소 일부는 27일부터 개 보관 및 도살시설 철거에 들어간다.

철거하는 시설은 식용으로 판매할 목적으로 살아 있는 개를 가둔 철제 우리와 업소 내부 도축 작업 시설이다.

우선 모란시장 내 개고기 취급 업소 22개 가운데 일부 업소만 참여하며 앞으로 다른 업소들도 여건을 보면서 자진철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1차적으로 철거에 나선 업소들도 최소 범위에서 당분간 영업을 유지하며 업소 축소 및 영업망 정리, 업종 전환 등의 단계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업소 측의 자진철거 착수 시기에 맞춰 폐기물 처리를 지원하고 도로와 인도 보수, 비가림 시설 지원 등 환경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성남시와 모란가축시장상인회는 당시 환경정비 업무협약에서 상인회는 판매 목적으로 개를 가두거나 도살을 중단하고 개 보관 및 도살시설 전부를 자진 철거하는 내용에 서명했다. 시는 상인들의 업종 전환, 전업 이전, 환경 정비를 할 수 있게 행정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협약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개고기 논란의 중심지였고 혐오시설, 소음, 악취로 성남시 이미지를 실추시켜왔던 50년 묵은 숙제를 풀었다”며 “생계 우려에도 합리적으로 대화에 나서주신 상인 여러분의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1960년대 모란시장 형성과 함께 하나 둘 들어서 2001년 54곳이 영업했으나,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소비가 주춤해지면서 절반으로 줄었다.

개 보관 철제상자(케이지)와 도살, 소음과 악취로 혐오 논란을 불러와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을 불러오고 지역 이미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