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방부가 수원과 대구 군공항 이전을 위한 예비 이전 후보지를 발표했다. 이는 기존 군 공항 시설의 이전 불가피성을 확인한 국방부의 ‘군공항 이전 타당성 승인’에 따른 후속 조치이다. 국방부는 기존 수원과 대구 군공항시설의 이전 불가피성과 사업의 수행 가능성에 관해 면밀한 검토를 한 끝에 타당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수원 군공항의 경우 누가 보아도 도심으로 둘러싸인 상태라 무기를 탑재한 채 이뤄지는 주·야간 수시 훈련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훈련은 실전과 같은 상황을 전제로 전개돼야 하는데 수원 군 공항은 이러한 군사 훈련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기에 공군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수원 군공항 의 이전 문제를 절실하게 제기해왔다.

수원 군공항 이전이 불가피하고 시급한 문제라면 그 시설을 대체할 새로운 시설은 어느 장소가 가장 최적일지 군사 전략적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국방부는 화성의 화옹지구를 새로운 시설의 가장 적임지로 발표했다. 이번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예비 후보지 발표에 대한 찬성, 반대에 앞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이전의 불가피성’과 ‘최적의 입지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점검하면서 입장을 정리 할 필요가 있다. 수원 시민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찬성하고 화성 시민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다.

국방력 강화를 위한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묵살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정부의 정책 결정에는 항상 반대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한다. 예비 후보지 결정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을 설득해 군 공항 이전 사업을 원만하게 추진해야 하는 과제는 단지 국방부 관계자들만의 일은 아니다. 예비 이전 후보지에 보상금을 지급하고 인근지역에 각종 지원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은 원칙적으로는 국방부이나 오히려 수원시와 수원시민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주민설명회와 토론회 등 여러 소통과정이 진행되겠지만 지역 발전이나 경제 활성화라는 화두만으로는 갈등을 극복할 수 없다.

화성과 수원, 오산은 경제적이나 문화적으로 긴밀한 연계 관계가 형성돼 있다. 화성 출신 인사들이 수원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으며 아직도 그 지역에 연고를 가지고 있다. 수원 군공항 이전에 대해 동서 갈등이니 지역 갈등이니 하는 의견 차이가 극단적으로 표현돼서는 안된다. 수원 군공항은 수원시 뿐 아니라 화성시 행정구역에도 상당한 면적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화성시의 현안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화성시의 도심 인근에 비행장의 탄약고가 위치한 관계로 그 주변의 화성 시민들은 군 공항의 이전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이전 후보지인 화옹지역 주민들도 지역 발전을 위해 국방부에 유치의견서를 전달한 바 있으며 이번 후보지 발표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간 눈부신 경제 성장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하지만 각종 범죄의 위협이나 대형 안전사고의 위험은 날로 증가하고 있어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활용한 각종 예방책이 동원되고 있다. 국가의 안전을 보장 하는 군사 시스템도 많은 변화를 이뤘고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6·25 전쟁 당시 구축돼 60년이나 오래된, 그래서 공군의 전투력 향상에 오히려 장애물이 되고 있는 도심 속의 군공항을 최적의 장소에 새로 만들어 자주 국방의 길에 한걸음 더 나가는데 지역 사회가 지혜을 모아야 한다.

장성근 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의회 공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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