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속의 점막 상피세포를 면봉(swab)으로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폐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전에 담배를 많이 피우다 끊은 사람들이 흉부X선 촬영이나 CT(컴퓨터단층촬영)에서 우연히 작은 혹(고립 폐 소결절) 같은 병변이 발견되면 폐암인지 확인하기 위해 외과적으로 폐 조직 샘플을 떼어내는 조직검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병변은 양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에서 현 흡연자와 전 흡연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전국폐암 검사실험(National Cancer Screening Trial) 결과를 보면 CT에서 25%가 폐 병변이 발견됐고 이 중 95%가 악성이 아닌 양성으로 최종 판명됐다.

미국 보스턴대학 의대의 마크 렌버그 박사는 폐에서 발견된 병변이 폐암인지 아닌지를 조직검사 대신 코점막에서 채취한 상피세포의 유전자 검사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7일 보도했다.

북미와 유럽 28개 의료기관에서 현 흡연자와 전 흡연자를 대상으로 코점막 상피세포를 면봉으로 채취해 DNA 미세배열(microarray)을 분석한 결과 폐암으로 확인된 사람에게서 폐암이 아닌 사람과는 다르게 발현되는 30개 유전자 패턴이 발견됐다고 렌버그 박사는 밝혔다.

그는 코점막 상피세포의 이러한 특이 유전자 발현 패턴은 앞서 폐암 환자의 기관지 상피세포 유전자 분석에서 나타난 것과 같았다면서 이는 흡연에 의한 유전자 손상이 기관지만이 아니라 코점막에서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손쉬운 코점막 채취로도 폐의 병변이 악성인지 아닌지를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불필요하고 고통스럽고 비용이 많이 드는 폐 조직검사를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폐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렌버그 박사는 강조했다.

그러나 뉴욕 노스웰 헬스 암센터의 종양 전문의 나가슈레 세타라무 박사는 폐암 진단의 정확도를 개선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폐 조직검사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검사법의 정확도는 CT 촬영에서 발견된 병변이 폐와 기도의 어느 부위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립암연구소 저널(Journal of National Cancer Institute) 최신호(2월 27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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