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도 감동을 줄 준비가 끝났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야기다.

인천은 오는 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2017 K리그클래식 제주전을 통해 시즌 개막을 맞이한다. 이기형 감독과 선수단은 지난 1월부터 태국, 일본을 돌며 실험과 시험을 거쳤다. 실험은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의 조화였으며, 시험은 경쟁이었다.

이기형 감독은 전지훈련기간동안 매경기 다른 전술, 기용방침으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일본 교토퍼플상가, 감바오사카와 2연전은 1무 1패로 결과적으로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내용은 달랐다. 이기형 감독은 측면공격을 중시하는 전술로 중앙 미드필더들의 장악력을 높이는 4-1-4-1 전술을 택했다.

경기 중에는 상대 측면수비의 뒷 공간을 노리는 카운터 공격을 노렸다. 이 가운데 공격수 웨슬리 아우베스의 움직임과 수비수 코너 채프만이 전방으로 볼을 전개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통했다.

또 새로 영입된 이학민, 한석종은 지난해 2부리그 최정상 기량을 보여줬던 선수들이다. 명성에 걸맞게 이기형 감독의 전략적 틀을 이해한 움직임을 보였다. 조직력이 가다듬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선수단의 파이팅, 연습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은 인천팬들을 안심시킬만 하다.

인천은 매년 시즌 초반에 이기지 못하고, 날씨가 더워질 무렵부터 승점을 쌓아갔다. 선수단이 대폭 물갈이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2부리그를 휘어잡았던 이학민, 한석종도 날렵한 움직임으로 올해 인천 전력의 보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천은 23명이 팀을 빠져나가고 21명이 영입되는 고강도 개혁을 강행했다. 지난해와 완전 다른 팀으로서 새로 영입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융화가 언제 완료되느냐가 관건이다.

시즌 초반은 성적보다는 완성돼가는 인천을 보는 것이 포인트다. 인천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신인선수들이다. 올해 인천대건고등학교에서 불러온 김진야, 김보섭, 명성준과 인천대학교에서 온 이정빈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인천의 유소년시스템의 산물로, 우선지명을 통해 올해부터 인천에서 뛰게 됐다. 또래나이 대에 정상급 기량을 가졌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1월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경기에 선발 출장한 이정빈은 돌파, 패스를 보여주며 인천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바라보는 것도 흥밋거리다. 인천은 올해 대비차원에서 외국인 선수 전원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프로축구에서 잔뼈가 굵은 웨슬리를 시작으로 호주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친 채프만과 196cm 85kg의 좋은 피지컬을 가졌지만 발도 빠른 고르단 부노자와 세르비아 출신 달리보르 베셀리노비치까지 각 국에서 연령대 대표팀을 지냈을 만큼 기본적인 실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기형 감독은 신인, 외국인, 영입 선수, 기존 선수까지 조직력 강화에 대해 “김도혁, 문선민이 잘해낼 것”이라며 독려했다.

김도혁은 팀의 프랜차이즈로서 앞으로도 계속 인천에서 활약할 기대를 받는 선수. 문선민은 스웨덴리그 유고고르덴에서 영입됐다. 외국어가 능통하며, 신인 선수들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 않으며, 영입선수이기 때문에 가교역할을 잘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감독은 “선수 한명 한명이 해야 할 역할들이 있을 것”이라며 선수단 구성원 모두를 활용할 의사를 밝혔다. 조직력강화에 대해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며, 팀이 정상적으로 모든 훈련을 소화했다”며 걱정하지 않는 모습을 나타냈다.

준비는 잘하고 있지만, 외부 평가는 냉정하다. 축구전문가들은 올해 인천을 두고 잘하면 중위권, 현실은 또다시 강등권 전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천을 상위권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은 지난해와 비슷한 패턴이다.

이기형 감독은 ‘6위’를 바라봤다. 이는 곧 상위스플릿을 의미한다. 12팀이 경쟁하는 K리그 클래식은 시즌 마지막 라운드를 상, 하위 여섯 팀씩 나눠 치른다.

상위스플릿은 강등걱정 없이 상위 세 팀에게 주어지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참가권 경쟁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분위기가 터진다면 불가능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가을 강등확정단계까지 빠져있던 인천은 10전 6승 3무 1패로 기적의 잔류를 이끌었다. 상승세로 연전 연승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인천이 올해 이뤄야할 것은 지지 않고,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개막전의 귀추가 주목된다.

송길호 인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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