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엄마 배속에 잉태되면서부터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그 후 태어나면서 사는 동안 여러 형태의 소리를 접하게 된다. 소리로 많은 정보를 얻기도 하고, 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소리를 못 듣는 장애가 어떤 장애보다도 제일 힘든 장애라고도 한다. 소리는 늘 가까이 있지만, 소리에 대해 그렇게 의식하지 않고 살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소리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깊어져 가고 있기는 하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 결혼 혼수품 1호가 오디오기기 전축인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그런지 애호가 중심으로만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다.

소리는 듣는 사람의 머리 형태와 크기, 소리를 모으는 귀 바퀴 크기와 모양, 소리가 들어오는 귀 입구에서 고막까지의 구조가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같은 음원이라도 서로 다른 소리를 듣게 된다. 그래서 내게 좋은 소리라 해도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도 좋다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소리는 듣는 사람의 선호와 취향에 따라서도 선호하는 소리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주관적 성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소리의 객관화를 통해 좋은 소리를 정의하고 있다. 우리 삶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것들 중 소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알아서 새해부터는 문화산업시대에 더욱 발맞추어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보통 소리는 울림이라 한다. 이 울림은 인위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소리에는 바람소리, 물 흐르는 소리, 천둥치는 소리, 생물들의 움직이는 소리 등이 있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소리에는 목소리, 악기소리, 음향기기의 소리 등이 있겠다. 특히 악기도 악기의 형태에 따라 울림소리가 다르고, 사람도 머리의 구조와 입의 구조 목청의 구조, 몸의 구조에 따라 울림이 다르게 난다. 이 각자 다른 울림소리를 음색이라 한다. 최근에는 영상에 소리를 결합하여 많은 영상 콘텐츠를 만든다. 같은 영상의 콘텐츠라도 다양한 소리를 어떻게 결합시키느냐에 따라 콘텐츠의 의미 전달이 다르게 된다.

소리는 항상 환경의 영향을 받고 이로 인하여 듣는 소리가 변하게 된다. 소리가 연출되는 공간에 온도와 습도에 따라 소리의 울림이 바뀌게 된다. 소리는 공기가 압축 팽창 되면서 진동하여 기압이 미세하게 변하게 되고 이 아주 미세한 기압의 변화가 귀의 고막을 움직이게 하여 귀속의 신경에 전달되면서 소리에너지를 신경에너지로 바꾸어 뇌에서 소리를 인식하게 된다.

사람의 생체적 변화 느낌과 물리적 변화와는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로 새마을호 열차보다 KTX 열차 속도가 물리적으로 두 배 빠르지만 몸은 약간 빠르게 느끼듯이 소리도 소리에너지가 두 배가 되도 소리가 두 배로 크게 느껴지지 않고 약간 더 크게 들리게 된다. 이를 소리의 심리적 변화라고 한다. 같은 크기의 소리라도 고음으로 가면 사람에겐 더 크게 들리게 된다. 소리의 크기는 생체적으로 느끼는 변화를 객관화하기 위해서 ‘dB’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소리가 하나도 없는 상태를 0dB로 하여 사람은 약 20dB의 소리 크기부터 들을 수 있고 사람에게 가장 안정감을 주는 조용한 실내의 잡음 소리의 크기는 30dB 정도로 본다. 보통 식당에서의 소리는 50dB정도이고 공연장 교향곡의 큰 소리는 80dB 정도, 공장의 기계소리는 96dB, 비행기 엔지소리는 110dB, 뇌성은 120dB, 제트기의 폭음은 160dB정도라 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는 보통 20~20,000Hz 정도 범위를 귀로 들을 수 있고, 이때 귀는 약 30~40만개에 소리크기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보통 30세 정도가 되면 보통 18kHz 이상의 구분이 어렵고, 50세 때는 14kHz까지, 70세에 이르면 10kHz까지만 들을 수 있다고 본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도 듣고 전 가청주파수를 들을 수 있도록 귀를 잘 보호하고 주변의 환경소리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계속 펼쳐질 문화시대와 함께 흥겹게 춤을 추며 갈 수 있겠다.

김재평 대림대 교수, 한국방송장비진흥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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