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분담금도 냈는데… 민자 안 되면 국가가 개입해야"

“신분당역이 생긴다는 소식에 고질병인 교통 문제가 해소될 줄 알았는데 많이 망연자실할 뿐입니다.”(김윤희·40·여)

“개발분담금도 미리 냈는데 신분당선 연장을 해주지 않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서울로 출퇴근을 해야하는데 계획이 다 틀어졌다”(김지현·39·여)

“아파트가 많이 건설돼 세대수가 급증해 교통난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철역은 반드시 필요하다”(최원구·26)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선인 광교~호매실 구간의 완공이 최소 3년이 늦춰질 것이라는 보도(본보 3월2일자 1면)가 나간 이날 오후 방문한 호매실은 물론, 서수원 주민들은 하나같이 실망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타당성분석 중간 검토결과 해당 구간이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면서 기준치 반에도 못미치는 평가가 나와 경제성이 전혀없다는 결론을 받았으며 적격성 검토에 따른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후 사업 착수까지 2~3년 걸리는 점을 감안, 오는 2020년 착공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민들은 신분당선의 계획대로의 착공 요구와 함께 인근 교통환경 개선 명목으로 아파트 분양비에 포함했던 주민분담금 5천억 원(광교 지역 3천500억 원, 호매실 1천500억 원)에 대해서도 국토부와 도에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김영식 수원시 금곡동장은 “내년이면 착공이 되는 줄로만 믿고 있었는데,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기사를 보고 허탈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며 “호매실은 광교와 인구수는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혜택은 차별을 당하고 있다. 민자사업이 안된다면 국가적으로의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동장은 또 “금곡동의 경우 신축아파트 3천 세대 입주시 4천500여 명이 늘어나는 등 호매실까지 입주하면 9만여 명에 이를 것”이라며 “호매실 개발의 큰 그림에 교통 유입은 필수 조건인데 신분당선 연장이 늦어질 수록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다. 올해 입주가 끝나면 주민들과 성명서도 낼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호매실동과 금곡동은 화성시 매송면과 인접해 있는 수원 외곽지역으로 수원시내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데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또 호매실에서 황구지천을 지나 구운동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개통되는데 7년이나 걸렸고, 2015년 7월 완공될 예정이었던 호매실 홈플러스~구운동 간 신설 도로 역시 사유지 보상협의 등으로 인해 1년 넘게 개통이 지연되기도 했다.

백혜련 국회의원은 “현재 KDI에서 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상태고, 조기대선 이슈 등 현 시국 때문에 정부에서도 대형 국책사업이 사실상 멈춘 상황인 것 같다”며 “국토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대선 후에 구체적인 로드맵이 만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신분당선의 호매실 연장은 국토부가 주관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시는 관여를 할 수 없다”며 “호매실 연장 사업은 ‘취소’가 아닌 ‘지체’되고 있는 사업으로 국토부 결과 발표 후에 대책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성기자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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