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데 정답이 어딨어│대니얼 클라인│더퀘스트│288페이지



우리는 너무 급하게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세상에 하나만 옳고 나머지는 틀린 것이라는게 있을까? ‘사는 데 정답이 어딨어’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중 철학서 작가인 대니얼 클라인이 젊은 시절 낡은 노트를 가득 채운 철학 명언들을 80살 인생 경험으로 새롭게 읽은 책이다.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던 시절, 어떻게 해야 최선의 삶을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그 힌트가 될 만한 글을 찾을 때마다 공책에 전부 적어넣었다.

저자는 처음에는 에피쿠로스, 파스칼, 사르트르, 흄, 비트겐슈타인, 카뮈, 베케트 등 철학자와 작가들이 남긴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인생 명언들은 클라인에게 오랫동안 적절한 해답을 들어왔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돼서 그는 명언집 작성을 그만두었는데, 신학자 라인홀트 니부어가 말한 “인생의 의미는 찾았다 싶으면 또다시 바뀐다”를 적고나니 모두가 덧없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40여 년이 지나 그 공책을 다시 열어본 클라인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는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도 피해갈 수 없는 중요한 질문이라고 인정한다. 우리의 인생이 거대한 우주 안에서 먼지보다 작은 것이라 해도, 넘어지고 흔들릴 때마다 우리를 일으켜 세워줄 문장들은 필요한 것이다. 때문에 그는 “삶의 의미란 지금 이 순간 언제든 바뀔 것이다. 그리고 모든건 결국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단 하나의 완성된 진리를 전하지 않는다. 그저 모두가 한 번쯤 맞닥뜨려본 인생의 문제를 철학 명언들과 함께 고찰할 뿐이다. 인생에 공허함을 느낄 때는 카뮈의 말을, 삶이 지루할 때는 니체의 말을, 걱정이 너무 많을 때는 윌리엄 제임스의 말을 인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는 책 속에서 명언과 함께 철학 농담꾼 여럿을 소개한다. 때문에 분명 명을 소재로 하지만 재미있다. 그렇게 저자는 삶에 대해 하나의 정답보다는 ‘현재를 즐길 수 있는’ 무수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유쾌한 철학농담꾼인 저자를 따라 묵직한 인생에 대한 물음에 대해 어떤 인생을 꾸리고자 하는지 스스로 답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황호영기자/alex175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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