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전국 최초로 군공항 이전건의서를 국방부에 제출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수원시는 국방부를 설득하며 수원 군공항 이전을 추진해왔다. 지난달 예비이전 후보지가 발표되며 실질적인 이전의 첫 발을 뗐지만 지방정부 간, 주민 간 갈등이 확산되며 갈등해결이 새로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수 년간 군공항 이전 업무를 이끌어 온 이범식 수원시군공항이전과장은 “수원 군공항 이전은 이제 본 궤도에 올랐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국방부를 상대로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를 설득해 온 그는 예비이전 후보지와의 갈등 조정에 앞장설 계획이다.

다음은 이범식 군공항이전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군공항이전과를 신설하기 전부터 도시계획상임기획단에서 군공항 이전 업무를 맡아왔다.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를 두고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소감은?

2014년에 최초로 수원 군공항 이전 건의서를 국방부에 제출하고 1년 간 협의를 거쳐 최종평가 후 이전 승인을 받았다. 이후 국방부와 수원시의 입장차이를 좁히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1년 6개월 이상 지연돼 애를 태우던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가 이뤄지면서 담당부서장으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지난 3년 간 군공항 이전 관련 실무를 맡으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국방부와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 일이었다.

함께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대구, 광주처럼 민군통합공항 이전이 아니라 군공항만 단독 이전하다보니 수도권 내 예비이전 후보로 거론되는 지방정부의 반대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차이가 뚜렷했다.

수원시에서는 우선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가 선행되면 시에서 갈등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였고 국방부에서는 예비이전 후보지에서 찬성 여론이 조성돼야 발표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라 대립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화성 화옹지구가 예비이전 후보지로 발표됐다. 화성시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대화와 소통에 나선다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에 대한 갈등관리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 향후 갈등관리 전략은?

의견이 대립하는 상대와 갈등을 해소하려면 입장을 충분히 청취해야 한다. 우리 과에서는 2015년께부터 직원들에게 갈등관리 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행해왔다.

국방부 발표 직후 군공항 이전에 대해 반대하시는 분들의 반발이 거센만큼 그분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그 의견을 나름대로 분석해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계획이다.

2015년 수원 군공항 이전 승인을 받은 후 예비이전 후보지가 발표되면 향후 이전 후보지역과 많은 갈등이 유발될 것이라고 생각돼 갈등관리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공부해야 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현재 단국대 경영대학원 협상학과에서 4학기를 이수했다. 수원 군공항 사업에 따른 갈등관리를 연구 분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목표다.

대학원에서 여러 갈등관리 사례를 공부하며 예비이전 후보지 갈등 해결 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는다. 물론 이론과 현실의 차이는 크다.

학문적으로는 외국의 갈등관리 사례를 주로 다루다보니 실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공공갈등 사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 같다고 느낄 때도 많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해결에 배운 바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군공항이전과를 이끌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국방부와 실무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일례로 국방부에서는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이 국책사업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수원시에서는 국책사업에 준하는 사업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서로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돼 어려움을 겪었다.

큰 위기를 겪기도 했다. 대통령 지시로 민군 통합공항인 대구 군공항의 통합이전이 가속화되며 수원 군공항 이전은 늦춰질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대구 군공항 이전에 관심이 쏠리며 상대적으로 수원 군공항 이전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수원시는 수원 군공항 이전의 시급성과 타당성을 주장했다. 또 2014년에 최초로 이전 건의서를 제출한 점을 강조했다.

국방부에서 수원시의 입장을 고려해 대구 군공항과 함께 예비이전 후보지가 발표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3년 전 군공항 이전 건의서를 국방부에 제출하기까지, 또 제출한 이후에도 수원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님을 비롯한 수원시 공직자 모두가 노력한 결과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를 이끌어 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예비이전 후보지로 발표된 화성시와 이전지역 주민들의 반대 의사를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청취하고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갈등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천의현·박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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