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go)의 열풍이 거세다. 일평균 500만명 이상이 이용한다는 포켓몬고 덕에 포켓스탑(포켓몬 주요출몰지역)에 위치한 상점의 매출이 껑충 뛰었다는 기사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포켓몬은 1995년 일본 닌텐도사가 제작한 어린이용 롤플레잉 게임과 그 게임을 기반으로 한 텔레비전프로그램, 애니메이션, 영화, 상품 등의 캐릭터다.

과거, 캐릭터는 어리고 유치한 것, 어른답지 못한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덕후’나 ‘키덜트’ 등 일부 매니아층만의 영역이 아니다. 카카오톡과 라인의 캐릭터는 굳이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캐릭터는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변화를 거듭해왔다. 1980년대 둘리로 대변되는 TV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1990년대 후반 마시마로, 졸라맨 등의 인터넷 캐릭터, 2000년대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 2000년대 후반 카카오톡 등의 모바일 메신저 캐릭터로 이어진다.

공공부문에서는 1986년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공공캐릭터인 ‘호돌이’가 최초로 만들어졌다. 2000년대부터 지방자치단체도 지역홍보를 위해 앞 다투어 캐릭터를 만들었다. 수원시도 1999년 ‘화성이’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자체 캐릭터는 만나보기 쉽지 않고 시민들은 지역 캐릭터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적지 않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된 지자체 캐릭터가 실상은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에 수원시가 다시 지자체 캐릭터사업의 주자로 나섰다. 1년 반의 개발기간을 거쳐 2016년 6월 수원청개구리를 모티브로 한 ‘수원이’ 를 공식 선포했다.

수원청개구리는 1977년 수원에서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학명(Hyla Suweonensis)에 국내 지명이 들어가는 유일종이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다. 수원청개구리의 보존여론을 확산시켜 국제적인 생태도시를 표방하고, 캐릭터를 통한 주민소통과 도시브랜드가치 확립을 목표로 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자체 캐릭터의 성공을 이끄는 대표 전략은 무엇일까?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전방위적인 활용과 지속적인 노출, 그리고 대중과의 소통과 교감을 통한 캐릭터의 성장이 아닐까 한다.

수원이는 캐릭터를 만들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시민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였다. ‘수원이’라는 이름은 전국민 공모로 선정되었으며, 캐릭터 디자인과 웹툰 개발과정 중 시민공청회를 거쳐 각계각층의 의견을 반영하였다.

지난해 말부터 추진하고 있는 ‘수원이송’은 작사부터 작곡까지 전적으로 시민공모로 진행 중이다.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수원이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 개설 5개월만에 1천480명의 팔로워를 만들었고 SNS이벤트도 진행하였다.

온라인에서는 수원시 SNS의 대표캐릭터로, 오프라인에서는 사람 크기의 탈인형이 각종 행사장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등 생명력을 가진 캐릭터로 활동하였다.

또 수원이인형 등 캐릭터상품을 출시해 한 달만에 1천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도 배포하여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상품과 이모티콘은 특히 ‘관공서’스럽지 않은 전략과 기획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원시는 2017년 더 많은 수원이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어린이도서관과 수원역환승센터에 ‘수원이존’을 만들고, 화성행궁에서는 토요상설공연을, 주요행사장에서는 탈인형 공연을 진행한다.

캐릭터상품을 추가 런칭하고 이벤트를 기획하여 언제 어디서나 수원이를 만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수원이는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선 후발주자이다. 아직은 넘어야 할 산과 과제들이 많지만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팔짝 뛰어오를 수원이를 기대해 본다.

송영완 수원시 정책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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