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양국 군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작업을 전격적으로 시작했다. 국방부는 "대한민국과 미국은 한반도에 사드체계를 배치한다는 한미동맹의 결정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 결과 사드체계의 일부가 한국에 도착했다"고 7일 밝혔다. 연합
한미 군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체계의 일부를 전격적으로 국내에 들여오면서 이르면 다음 달 사드가 작전 운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드는 사거리 3천㎞ 이하의 단거리·준중거리 미사일을 고도 40∼150㎞의 종말단계(정점을 지나 하강하는 단계)에서 직접 맞춰 파괴하는 요격체계다.

북한이 스커드-C(사거리 500㎞)로 우리를 공격하거나, 원래 주일미군 공격용인 스커드-ER(1천㎞), 노동(1천300㎞), 무수단(사거리 3천㎞ 이상) 미사일 등을 정상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해 한반도 남쪽을 겨냥할 때 요격할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은 사드가 주한미군과 한국군에 배치된 패트리엇(요격고도 15∼40㎞) 미사일과 다층방어 체계를 구축, 요격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사드로 요격을 시도하고 만약 실패 시 패트리엇으로 다시 한 번 요격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드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

스커드는 최고 고도가 100∼200㎞이고, 최고 낙하 속도도 마하 4∼5에 이르며, 노동미사일은 최고 고도 400∼450㎞로, 최고 낙하 속도는 마하 7∼8로 분석된다. 스커드와 노동의 속도로 미뤄 사드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요격률 100%’라고 자랑하는 사드는 그동안 진행한 11차례 시험 모두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요격에 집중했을 뿐 무수단 등 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요격시험은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지상이나 해상에 떨어지기 직전인 고도 50㎞ 상공에서 속도가 음속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무수단 미사일도 낙하 속도가 마하 14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미사일은 사드로 쉽게 요격하지 못할 속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SLBM과 무수단 미사일이 발사 후 상승할 때의 속도는 모두 사드의 요격범위에는들어가지만, 아직 이들 종류의 미사일에 대한 요격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요격률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북한 SLBM이 실전 배치되면 지상의 탄도미사일 위협까지 포함해 3~4개의 사드 포대가 필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한미군 사드의 작전통제권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있다.

하지만 미사일 방어작전의 긴급성을 고려해 현장 지휘관에게 요격 명령 권한이 위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사드 레이더가 탐지하면 주한미군 탄도탄작전통제소(TMO-Cell)에 정보가 연동된다.

한미는 작년 말 북한의 탄도미사일 비행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체계를 갖춰 이 정보는 우리 군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인 ‘그린파인’ 운용 통제소와도 실시간으로 공유돼 요격에 활용된다.

사드 1개 포대는 통제소와 사격통제레이더 1대, 발사대 6기 등으로 구성되며, 발사대 1기마다 8대의 요격 미사일이 장착된다.

이번에 오산기지를 통해 발사대 2기를 비롯한 일부 장비들만 들어온 것으로 전해져 앞으로 발사대 4기와 레이더, 통제소 등이 추가로 전개돼야 한다.

사드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600∼800㎞로 성주에 배치되면 북한 대부분 지역이 탐지망에 들어간다.

사드 1개 포대로는 남한 면적의 1/2∼2/3를 커버할 수 있다.

한미 군 당국이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기로 하면서 유사시 미군 지원전력이 도착하는 부산 방어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도권은 물론 평택 미군기지도 방어범위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자는 “수도권은 패트리엇 미사일을 업그레이드해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향후 사드 추가 도입 논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드가 군사적으로 유용하긴 하지만 SLBM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드 레이더가 북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잠수함으로 은밀하게 후방으로 침투해 SLBM을 발사하면 탐지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또 사드 1개 포대는 48발의 요격 미사일만 장전할 수 있어 북한이 대량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방어에 한계가 있다. 재장전에는 3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득기자/jdki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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