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계절이다.

수도권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남쪽에서는 일찌감치 꽃내음이 퍼지기 시작했다. 광양 매화마을과 구례 산수유마을은 이달 중순이 지나면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국립공원의 다채로운 야생화들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광양 매화마을

국내 대표적인 매화마을이다. 섬진강을 따라 길게 자리 잡아 ‘섬진마을’로도 불린다. 섬진강을 경계로 경남 하동과 맞닿아 있고, 산수유가 유명한 구례도 지근거리에 있다.

광양 다압면에 위치한 매화마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매화나무를 집단 재배한 곳으로 알려졌다. 마을을 둘러싼 백운산 자락에 10만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고 한다. 3월 중순이면 매화가 백운산 자락을 비롯해 마을 곳곳을 물들인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과 어우러진 새 하얀 풍경이 일품이다. 하얀 백매화 외에 푸른빛이 도는 청매화, 옅은 붉은색의 홍매화도 볼 수 있다. 마을에서는 오는 15일 이후부터 꽃이 만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화뿐 아니라 매실을 저장하는 전통옹기 2천500여개가 늘어선 모습도 장관이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 등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았다.

매화가 지는 5월 중순부터는 매실이 익는다.

매실장아찌와 매실원액, 매실정과, 매실차 등 10여 종류의 다양한 매실 특산품도 접할 수 있다.

매년 열리던 매화축제는 구제역과 AI(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밖에도 마을에서는 연인·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고사리 꺾기’, ‘꽃길 걷기’ ‘매실강정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maehwa.invil.org)를 참고하면 된다.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매화로 1563-1.

▶구례 산수유마을

전남 구례군 산동면은 국내 최대 산수유 군락지로 유명하다. 3월 중순이면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들이 노랗게 채색된다.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수확면적이 80%가 넘는다고 한다. 산수유나무는 10만여 그루 가까이 된다.

산동면에는 30여 개 마을이 있는데, 상위마을이 가장 많은 산수유나무를 품고 있다.

주민들은 험준한 지리산 자락에 둘러싸여 농사짓기가 어려운 탓에 생계수단으로 산수유나무를 심었다. 산수유 열매는 오래전부터 한약재로 사용됐다. 마을 정자에 오르면 마을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견두산 자락에 자리한 현천마을에는 300년 이상 된 산수유나무들이 색다른 매력을 자아낸다.

광양 매화축제 등 여러 봄꽃 축제가 AI와 구제역의 여파로 취소됐지만 ‘구례 산수유꽃축제’는 오는 18~26일 열린다. 노란 산수유꽃이 절정에 이를 때다.

이번 축제는 산수유마을을 비롯해 산수유사랑공원, 지리산온천관광지 일원에서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다양한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즐길 수 있다. 산수유 시목지에서는 풍년기원제를 거행한다. 이밖에도 산수유 하트 소원지 달기, 사랑의 열쇠 걸기, 축제장 주요 장소를 찾아가는 스탬프 랠리 등의 다채로운 이벤트도 진행한다.

구례군은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임시 주차장을 확대 운영하고, 셔틀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sansuyoo.kcl1119.gethompy.com) 참고.

전남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460.

▶ 국립공원 봄꽃

전국 각지에 있는 국립공원에서 야생화를 만끽하는 것도 좋겠다.

거제도 한려해상국립공원에는 지난달 춘당매가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을 재촉했다.

이 국립공원의 내도와 지심도, 학동에서는 2월부터 피기 시작한 동백꽃이 이달 중순이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이말등대에서는 등대풀을 관찰할 수 있다.

가야산국립공원에서는 나무에서 생강냄새가 난다는 생각나무를 비롯해 얼레지, 갯버들, 노루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보다 평균기온이 1~2℃ 올라 일주일 정도 개화시기가 빨라졌다고 한다. 상왕봉이나 소리길 코스를 이용하면 좀 더 쉽게 꽃을 관찰할 수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는 3월 중순부터 진달래가 번진다.

내장산과 무등산국립공원에서는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복수초와 너도바람꽃, 변산바람꽃, 노루귀 등 야생화가 이달 중순께 절정에 이른다.

변산반도와 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는 같은 기간 노루귀, 산자고, 솜나물 등 다채로운 야생화가 상춘객을 맞이한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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