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본 적 없던 신종 범죄 오락 영화가 온다. 영화 ‘원라인’은 대한민국 최초로 ‘작업 대출’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작업 대출’이란 은행 대출이 되지 않는 사람들의 직업, 신용등급, 신분 등의 자격 조건을 조작해 은행을 상대로 대출 사기를 벌이는 것을 통칭하는 은어다. 실제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던 2005년 성행하기도 했던 실제 사기 대출 방식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기존 범죄 영화들과 달리 사기의 타겟을 ‘사람’이 아닌 ‘은행’으로 설정, 기존 한국영화에서 흔히 등장했던 단순 사기 소재가 아닌, ‘돈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기’로 시선을 옮겼다. 영화 속 신종 범죄 사기단은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몰래 모으고, 신상 정보를 조작해 은행을 감쪽같이 속인다. 대출 사기 행각을 벌이면서도 ‘은행 돈 받게 도와주는 게 내 잡이야. 이게 중요한 표현이다. 도와준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또 사기단 안에서 서로를 속고 속이며 욕망을 분출해 나가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예측 불허의 전개를 예고하며 한 시도 놓칠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이 영화는 제작 과정에서 직접 작업 대출 업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취재를 진행해 거기서 나온 정보를 고증해 화제가 됐다. 또한 금융권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그들의 말투와 작은 습관까지 잡아내 캐릭터에 녹이는 등 캐릭터의 다채성을 살려냈다. 또한 한국은행으로부터 ‘구권’ 사용 허가를 받는 등 당시의 시대적 배경 역시 리얼하게 재현해냈다.

특히 ‘원라인’은 젊은 혈기의 개성파 배우들이 총 집합했다는 것에서 이목을 끈다.

드라마 ‘미생’, 영화 ‘변호인’등을 통해 호평 받고 있는 임시완은 착한 남자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180° 연기 변신에 나섰다. 그는 우연히 신참 사기꾼 ‘민 대리’ 역을 맡아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능글능글한 매력을 보여준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대한민국 여심을 뒤흔들었던 진구는 젠틀하고 여유만만한 ‘작업 대출’계의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으로 돌아왔다.

다양한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해온 박병은은 돈과 야망 앞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행동파 ‘박 실장’으로 분했다. 그 만의 스타일로 재탄생된 캐릭터는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응답하라 1988’ ‘공조’, ‘재심’ 등에서 확실한 개성을 각인시켜온 배우 이동휘는 엘리트지만 허당 기질이 다분한 ‘송차장’으로 변신해 허를 찌르는 웃음을 선사한다.

대세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출연하는 작품마다 맛깔난 연기로 사랑 받아온 김선영은 신상 정보를 싹 쓸어 모으는 개인정보의 여왕 ‘홍 대리’로 분해 다른 배우들의 연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참신한 소재와 배우들이 한 데 모여 ‘작업 대출’계의 이면을 낱낱이 파헤치는 영화 ‘원라인’은 폭발적인 시너지로 경험하지 못했던 색다른 짜릿함을 선사할 것이다. 29일 개봉.

황호영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