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판결은 헌재가 내렸지만 그 힘의 원천은 촛불민심에서 나왔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판결문에서 대통령의 헌법 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았고, 위법행위를 통해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음을 명백하게 밝혔다. 또한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중대한 법 위반과 최순실의 사익을 위해 재임 기간 중 지속적으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했음을 분명하게 판시했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는 일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분명한 판례가 정립된 것이다.
대통령 탄핵은 권한을 남용하고 국민을 배반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헌법 1조의 준엄한 의미를 재확인한 중요한 결정이다. 이제 더 이상 국민은 국가 지도자의 민심을 외면한 권력 남용, 이권개입, 측근비리는 용납하지도 방관하지도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민심이 그 어떤 부조리한 권력과 불의도 바꿀 수 있음을 체험했다. 이는 비단 대통령뿐만 아니라 모든 선출직 단체장, 도의원, 시의원, 공직자에게도 해당된다.
이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이란 말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 국민이 권한을 준 것은 사욕 추구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라는 의미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우리 국민의 눈과 귀는 더욱 날카롭고 매서워졌으며 국가지도자에 대한 검증 기준도 더욱 높아졌다.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사람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지난 몇 달 간의 혼란은 국민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혼돈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함께 애쓴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제 서로 다른 생각으로 대립했던 시간들을 접고 모두 함께 치유와 화합의 길로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