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트 켈리 교수가 BBC와 인터뷰를 하던 중 갑자기 자녀들이 방으로 들어온 모습. <사진=BBC캡처>
'BBC 방송사고' 켈리 교수 "딸·아들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이제 다 끝났다는 것 알았다"

BBC 생방송 인터뷰 중 두 자녀가 난입하는 '방송사고'로 세계적 화제를 모은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가 14일 "딸에 이어 아들까지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이제 다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켈리 교수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CNN, 영국 BBC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평소와 달리 방문을 잠그지 않은 내 탓"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날 딸이 유치원에서 생일 파티를 해 무척 신이 났다"며 "몹시 당황했지만 아이들이 제게 오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켈리 교수의 아내 김정아씨는 남편의 인터뷰 방송을 시청하던 중, 자신의 4살 딸과 보행기를 탄 8개월 아들이 연달아 화면에 등장하자 매우 놀랐다.

▲ BBC 인터뷰서 당시 방송사고 설명하는 켈리 교수 가족. <사진=BBC 캡처>
김씨는 방으로 달려가서 재빨리 아이들을 밖으로 빼냈지만 이미 모든 상황은 생중계된 뒤였다. 평소 켈리 교수는 집에서 인터뷰할 때 방문을 잠그지만 이날은 이를 깜빡했다.

김씨는 "아이들은 방문이 잠겨 있으면 내게 다시 돌아오는데 아이들이 오지 않았다"며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는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화면이 비치는 위에는 양복을 갖춰 입었지만 밑에는 편한 청바지를 입고 있었던 켈리 교수도 놀라 손으로 아이를 제지하려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부부는 방송이 끝난 뒤 앞으로 생방송 요청이 오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들을 혼내지는 않았다.

켈리 교수는 "영상을 보면 내가 웃음을 참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어린아이들이고, 그게 바로 아이들의 행동이다. 너무 귀엽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아내가 정말 최선을 다해 수습을 해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방송사고 영상은 BBC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만 8400만번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됐다.

켈리 교수는 방송 직후 한국, 미국 등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이 쏟아져 휴대전화를 '비행 모드'로 전환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켈리 교수는 방송사고와 관련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 위해 15일 부산대에서 기자 회견을 열 예정이다. 홍지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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