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패자는 변명을 갖고 있다. 현인(賢人)은 문제에서 답을 찾지만, 우인(愚人)은 답에서 문제를 찾는다. 지난 4개월 동안의 말도 많고 탓도 많았던 대통령의 탄핵 사건은 끝이 났다. 헌재에서는 이번 탄핵사건을 인용(認容)이라는 판결은 냈다. 검찰 소추장의 내용을 인정하여 받아드린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통령은 해당 직위에서 ‘파면’이라는 죄목으로 물러났다.

파면의 이유는 무엇일까? 1)지금까지 기업들과의 행적을 볼 때에 ‘최서원’을 통한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남용으로 사리사욕을 취하였고, 2)헌법을 존중하고 지켜야 할 대통령이 직무상 국가공무원법의 비밀을 위배하였고, 3)헌법을 지키고 수호를 해야 할 대통령이 모든 사실은 은폐하고 관련자들을 단속하는 등 대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하였으며, 4)청와대의 압수수색이나 특검의 조사를 거부하는 행위는 헌법 수호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률 위배행위라고 보았다. 특히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대립을 떠나, 그 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중대함으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까지 설명하였다.

반면 세월호의 사건과 청와대 7시간 행적의 관련성은 탄핵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혔다. 고로 세월호 사건은 떼법이 안 통하였고, 정치권의 명분은 사라졌다.

또한 광화문 앞의 텐트도 이제 걷어 치워야 마땅하다. 시민들은 굉음에 시달리고 교통을 방해한다. 내 인권이 중요하면 상대의 인권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치안은 자유분방한 무법천지(?) 속에서,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잘 유지되고 있다.

국가의 책무는 안보를 튼튼히 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은 정의롭고 법 앞에 평등해야 하며, 생활은 풍요롭고 안정과 질서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 동안의 촛불과 태극기의 집회는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집단을 위한 행동이면서, 더 크게는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충정어린 마음이었다는 점을 서로가 깊이 이해하고 인식해야 한다. 앞으로 이 나라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한 서로의 마음을, 더 큰 틀 속에서 가슴을 열어놓고 논의하면서 무조건 승복하고 화합합시다.

이제 국민들의 행동은 오직 하나 뿐이다. 진보(촛불)와 보수(태극기)를 비롯한 여야의 모든 국민들은, 헌재의 판결에 절대 절명으로 승복합시다. 사람이기에 죄를 지울 수가 있지만, 사람이기에 이해하고 용서할 수도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이며 법치국가이다.

본 탄핵사건은 온 국민들이 촛불과 태극기의 양극화로 갈라져, 진흙탕 싸움을 하면서 많은 것을 잃고 얻었다. 국력과 혈세를 낭비하고 국회는 이합집산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였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들의 집단 이기주의를 표출하고 말았다. 그래도 집단행동만큼은 과거와는 달리 질서를 유지하며, 무력과 폭력을 배제하고 이루어진 평화적인 시위는 높이 평가 할만 했다.

과거의 잘 잘못을 가리는 시시비비도 중요하지만, 우리 모두는 애국심의 충정어린 마음의 발로에서 내일을 생각해야 한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새 출발을 하기 위한 전화위복의 힘찬 도약이 필요하다. 남북으로 갈라지고 남남갈등으로 사분오열 된 우리사회를 새로운 시작으로 출발하려는 데에 국민 모두의 지혜와 슬기를 모아야 할 때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속내를 비워야 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자유민주주의와 법과 원칙을 지켜서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이루고, 우리의 주적을 완전 제압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우리의 지도자는 정치의 이념과 소신, 비전과 철학 그리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지켜낼 수 있는 확고한 안보정신과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차기 대선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게 되는 선거다. 모두가 명심해야 할 일이다.

이세재 평택서부노인복지관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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