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에 나선 가운데 중국발 크루즈선의 한국 입항금지 조치가 최소한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크루즈 선사들은 지난 15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는 한국 경유편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상황이 좋아질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는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가는 크루즈노선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크루즈 선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1년짜리 일정을 짜지만, 이번처럼 갑작스러운 외부 변수가 생길 경우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크루즈 선사 입장에서는 동북아에서 잘 팔리는 상품은 한국과 일본 연계노선이라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면서 “일단 한국 미경유는 6월 말까지로 잡아놨는데 이는 상황이 바뀌면 바로 한·일 경유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와 로열 캐비리언, 프린세스 크루즈 등도 지난 15일부터 일제히 한국행 경유를 중단했으며 예약 취소자에겐 환불 조치를 하고 있다.

스카이시 크루즈사는 4월부터 연말까지 예정했던 14회의 부산 기항을 모두 취소한 데 이어 코스타도 아틀란티카호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13회 기항을 취소했다.

부산에 기항하는 크루즈선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로열 캐리비언의 16만8천t급 퀀텀호도 이달 19일 기항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한국의 부산 또는 제주를 거쳐 일본으로 향하던 크루즈선들이 일본의 후쿠시마나 가고시마로 대체하거나 정박지 없이 바다에 떠있게 됐다.

크루즈 선사들의 이번 조치로 올해 연말까지 중국을 출항해 한국에 기항하는 크루즈 일정 중 182항차가 취소됐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들어오려던 크루즈 관광객 총 36만명의 발길이 끊기게 됐다.

중국 당국의 여행사를 통한 한국 단체 관광 금지 조치에 따라 한국을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줄면서 하늘길도 좁아지고 있다.

중국 항공사인 둥팡(東方)항공은 닝보∼청주 노선의 항공편을 지난 15일부터 취소했다.

춘추(春秋)항공도 16∼26일 사이 닝보∼제주간 항공편 배정을 취소시켰고 저가 항공사인 오케이항공도 지난 15일부터 닝보∼제주간 노선을 운항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16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중국발 예약이 부진한 인천~허페이 등 8개 노선의 운항을 총 79회(왕복 기준) 감편한다. 이는 같은 기간 대한항공 중국 전체 정기편 운항(1천200여회)의 6.5%에 해당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중국 28개 도시, 총 38개 노선에 여객기를 띄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5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중국 12개 노선의 운항을 총 90회(왕복 기준) 줄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의 수요가 줄어 당분간 감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동남아 쪽에 신경 쓰면서 향후 중국 측 수요 증가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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