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국악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교육을 하고 싶어요. 이 학생들이 국악을 세계에 알릴 것입니다.”

판스토리 이경아(34) 대표는 우리나라 고유문화인 국악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 4년 전 단체를 설립했다.

판스토리는 우리 고유의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교육, 창작, 예술활동의 폭을 넓히고 국악과 다른 여러 음악을 접목한 공연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 단체를 만든 것은 국악과 실용음악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만들었다”며 “지금은 발달장애인 등으로 구성된 퓨전 국악 공연팀을 만들어 공연을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아 대표는 조영자 명창이 어머니, 조소녀 명창이 이모로 국악 명가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국악 학사와 석사까지 마쳤다.

그가 국악을 접하게 된 것은 어머니와 이모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와 이모가 제자들에게 소리를 가르치기 위해 산에 갈 때면 어김없이 이 대표가 따라나섰고 자연스레 판소리를 하게 됐다.

이후 제1회 한밭전통가무악 경연대회 중등부 종합대상 정무제1장관상을 수상한데 이어 제2회 국창임방울 전승전국학생 판소리경연대회 중등부대상, 제10회 진도남도민요 전국 경창대회 명창부 대상 등 어렸을 적부터 주요 대회의 상을 휩쓸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접한 판소리가 평생 직업이 될 줄은 몰랐다”며 “지금은 판소리 없이는 하루도 살 수가 없게 됐다”고 했다.

그가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판스토리 민요합창단을 창단하게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간 장애인 음악회다.

그곳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천부적인 재능으로 연주를 하는 사람을 보게 됐고 이 대표 주변에도 국악에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알지 못하고 있을 수 있겠다 싶어 발달장애인들을 찾아 나섰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장애를 가졌지만 음악에 천재적 재능을 가지신 분들을 보게 됐다”며 “주변을 수소문해 지금은 6명의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들과 공연팀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 공연을 다니고 있지만 대부분이 외국 노래로 채워져 있어 아쉬움이 많다“며 “우리 나라 음악인 국악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과의 수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평소 말이 조금 어눌한 것을 제외하고는 비장애인들과 다를 것이 없지만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아 학생들끼리 싸우는 일이 많았다.

그는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하다 보니 서로 이해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눈빛만 봐도 서로의 생각을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노력으로 이곳에서 국악공부를 하는 발달장애인들이 지난해 11월 영천아리랑 전국 경창 대회 일반부에서 동상을 받았다.

일반 학생들과 경쟁해 얻은 값진 결과였다.

이 대표의 목표는 국악을 사람들에게 더 알리고 나아가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국악을 직업으로 삼아도 어려움이 없도록 ‘국악 홍보대사’가 되는 것이다.

그는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편견없이 봐 달라”며 “오는 5월 자라섬에서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진행하는 하드록 그룹 ‘아리랑 플라즈마’의 보컬로 참여하는 공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기정기자/ck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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