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통령 선거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현실화됐다. 이제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레이스로 그 만 큼 마지막 남은 승자가 되기 위해 대선주자마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물론 탄핵부터 잠시 민심의 향방을 감지하기 위한 휴지기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미 정치권은 초를 다투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 신호탄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부터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정리가 되면서 남은 주자들의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생각해 볼 때 가장 승산 있어 보이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이어 황 권한대행 이 두사람은 갑작스런 행보이탈로 인해 보수는 사실상 지리멸렬해졌다. 물론 지금에 와서 가장 많은 후보를 지니고 있지만 다음 달 초까지 로드맵이 정해질 듯 하다.

여기에 질세라 경선 체제에 돌입한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에 모든 촉각이 곤두서 있다. 어제 토론회에 이어 앞으로 남은 5차례 남은 합동토론회를 거쳐 다음 달 3일 대선 후보를 뽑는 민주당은 알다시피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이재명 성남시장 등 역대 최강의 트리오 체제가 구축되면서 애매한 분위기마저 연출되고 있다. 사드 찬반을 두고 마치 민망한 피켓을 든 것처럼 앞으로도 선후배사이의 그리고 이재명 시장까지 가세한 이 판형은 당분간 이어질 듯 싶다. 물론 호남을 시작으로 4차례의 지역순회 경선을 통해 과반 승리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1·2위 간 결선투표로 8일 최종 승부를 가리는데 이미 기울대로 기울어진 분위기에 경선자체가 본선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일단 보기에도 문 전 대표의 독주를 막기에는 두 사람이 역부족으로 보이지만 안 지사와 이 시장이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를 막고 결선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여기에 국민의당은 지난 17일 예비경선을 통해 안철수 전 대표·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박주선 국회부의장 등 후보 진용으로 며칠 전 첫 TV 합동 토론회를 시작으로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지만 당내 역학구도상 안 전 대표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럼에도 민주당을 탈당해 뒤늦게 합류한 손 전 대표와 막판 경쟁에 뛰어든 박 부의장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손 전 대표의 공백이 너무 커 보이지만 그를 따르는 세력도 지금으로서는 적지 않아서다.

가장 큰 허탈감에 빠지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문제다. 사람은 많으나 후보 난이 분명해 보인다. 갑자기 연단에 오른 홍준표 경남지사가 변수다. 본경선에서 4명의 후보로 오는 24일까지 권역별 비전대회를 거쳐 책임당원 현장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31일 대선후보를 확정하는데 지금으로서는 홍 지사의 선전이 기대되는 그림이다. 여기에 막판 연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바른정당은 예상대로 유승민 의원·남경필 경기지사 2파전으로 굳어지면서 토론회를 시작으로 대선 레이스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어쩌면 모든 정당이 민주당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형과 반 문재인으로 만들어 지기 쉽다. 여기에 제3지대 빅텐트론의 현실화 여부가 변수다. 물론 박 전 대통령의 검찰수사가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보수결집에 관한 얘기다. 이래저래 숨 가쁜 장미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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