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5월 9일로 확정된 이후 각 정당마다 예비 후보들의 선거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후보들 간 토론회가 계속 되면서 같은 정당 후보들 간에도 공방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게다가 인신공격성 막말도 심해지고 있어 자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성완종 게이트 사건 관련 지적에 ‘만약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자신도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해 많은 사람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이를 두고 같은 당 김진태 의원마저 국민을 협박하는 격이라고 비판할 정도였다.

평소 발언 수위가 높고 과격해 트럼프와 종종 비교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선 출정식에서 이를 거듭 말했다는 것은 대선후보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게다가 이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란 표현을 하여 논란이 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아무리 지지자들이 모인 출정식 자리였다고 해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홍 지사가 보수진영의 대안으로 떠오른다고 하더라도 이번 발언은 사람다운 도리나 고인에 대한 추모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현실에서 이제 우리 정치의 품격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금 할 일은 막말이나 자극적인 말을 통해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인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관심만 끌면 된다는 식으로 마구잡이로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는 후보에 대해 국민들은 철저히 검증할 것이다. 국민들의 정치인식 수준이 이번 사태를 겪으며 얼마나 높아졌는데 여전히 상식 이하 발언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국민들은 촛불집회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달라졌다. 후보군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물 됨됨이뿐만 아니라 내놓은 공약에 대해서도 실현가능성이 있는 지를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다. 최근 지지율이 높은 유력 주자들을 향해 사람들이 모인다고 한다. 씽크탱크를 통해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이익을 쫓아 이합집산하는 사람일 것이다. 촛불민심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변화시킨 것처럼 국민들은 더욱 날카롭게 대선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상호 존중의 바탕 위에 정당한 정책 대결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가짐과 상식부터 갖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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