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바둑 강사에서 재건축 조합장으로 변신…“내가 살 집, 자녀 키우는 마음으로 일 합니다”

인기 바둑 강사로 활약하다가 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으로 변신한 안산 성포주공 3단지 주택재건축 정비조합 서제(75) 조합장.

서조합장이 맡고 있는 있는 성포주공3단지는 2015년 일반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공사가 한창이다. 각종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타 단지에 비해 순항중이다.

도심 한가운에서 건축되는 고층 아파트 재건축 현장은 먼지발생, 일조권 침해 등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하지만 성포주공 3단지는 몸을 사리지 않고 밤낮으로 조합일에만 매달리는 서 조합장이 앞장서서 끈질기게 각종 민원 문제들을 풀어내 타 단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1992년 서 조합장은 성포동에서 제일바둑학원을 시작했고, 현재는 딸과 사위가 대를 이어 운영 중이다. 당시 바둑은 많은 동호인과 프로기사들이 활약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 상황에서 바둑학원을 운영하던 그가 주택재건축 조합장으로 변신한 사연이 궁금했다.

“20대 초 바둑에 입문해 7개월만에 아마추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공인 6단, 바둑 지도사 자격을 어렵지 않게 취득했습니다. 꼼꼼한 성격과 잘 맞아 안산 성포동에 학원을 오픈했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바둑 이야기가 나오자 서 조합장의 얼굴에서 활기가 넘쳤다.

20대부터 서 조합장은 바둑과 함께 하는 삶이었다. 학원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제자들을 키워낸 세월은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정도를 걸으며 바둑에 몰입했던 서 조합장은 2000년 초,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서 전임강사 제안이 들어왔다. 당시 인터넷 바둑 강의는 인기를 끌었고 많은 수입이 보장돼 인기 강사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던 2002년 어느날, 성포주공3단지 통장이던 바둑학원생 학부모 권유로 우연히 재건축조합 활동을 시작했다.

서 조합장은 “2003년 3월 조합 창립총회에서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활동을 해보니 이견이 심한 조합원의 뜻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 달만에 그만두려 했으나 총회 인준을 받은 상황이라 사퇴도 힘들었고 그렇게 시작한 조합장이 올해로 15년째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원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한푼이라도 낭비않는 철칙은 15년간 일관되게 지킨다. 단지 내 유치원때문에 공사가 2년여 늦어진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지만 최근 일조권 소송을 승소하며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완공되면 아내와 함께 노후를 보낼 소중한 집이기에 자녀 키우는 마음으로 건축하며 완공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서 조합장은 “안산 도심 한 가운데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될 성포주공 3단지 재건축으로 도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하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전춘식· 장선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