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소풍│김용원│스틱



비정한 정치판에서 탄핵으로 길을 잃고 청와대 관저에 같혀 삶을 자책하는 대통령들의 심정은 어떨까. ‘대통령의 소풍’은 우리 역사에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국가 최고의 원수가 탄핵소추돼 정치적인 방학을 맞아 청와대 인수문을 하릴없이 거닐며 소풍 아닌 소풍을 보내야만 하는 인간적인 고뇌와 소회를 작가적 상상력으로 그린 책이다.

고졸 출신이지만 극적으로 대통령이 돼 서민들에게 희망이었던 강철중 대통령. 주인공인 그는 다수당인 야당에 의해 탄핵소추돼 청와대 인수문 안에 갇혀 따뜻한 봄이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끝내 그의 탄핵을 인용한다.

이에 강 대통령은 대통력직에서 물러나게 됐고,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질서를 회복한다는 빌미로 비상계엄령을 발동한 군부는 탱크를 몰고 유유히 광화문 거리를 활보하게 된다.

최초로 탄핵소추를 받고 직무가 정지됐던 故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인 이 책은 현실에 대한 가정을 들이대며 아픈 우리 정치사에게 바치는 작가의 진혼곡이다. 값 1만2천800원.

황호영기자/alex175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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