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싫든 좋든 다른 국가의 문화와 접촉하게 된다. 문제는 비슷한 권역권에 있거나 동질문화권에 있으면 별만 문제가 되지 않으나, 상충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특히 종교적인 문제가 개입될 때는 더욱 심각해지는 현상도 수월찮게 보게 된다. 여기 인천국제공항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내외국인이 출입국을 한다. 옷 모양새도 다르고, 문화가 다른 민족들이 오가고 하는 것을 보면 다양한 세계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민족들이 선호하는 색깔, 음식, 인사예법 등을 살펴볼까 한다. 수년 전에 미국의 유나이트 항공사에서 자사 항공기가 홍콩 취항을 기념하여 승객들에게 흰 카네이션을 가슴에 부착토록 했다. 기획의도와는 다르게 승객들이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유는 홍콩 사람들 있어서 흰 카네이션은 ‘추모’를 뜻하는 표식이기 때문이었다. 부득히 빨간색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항공사에서 현지 문화를 좀 더 세밀히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런 민망한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하얀색을 선호했지만, 러시아는 빨간색을 선호하고, 중국에서는 빨간색이 ‘부와 권력’의 상징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농후하다. 그래서 중국 영화에는 빨간색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게 된다. 공항검역소에 많이 적발되는 것도 다름 아닌 빨간 사과다. 문화를 얘기할 때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을 가더라도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은 별미요 추억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예외가 있다. 다름 아닌 종교상으로 기피하는 음식문화가 있다. 인도에는 소를 신성시하기 때문에 패스트 음식중에 소고기를 넣을 수 없다. 세계적인 프랜차이징 회사를 운영하는 맥도날드가 전 세계에 본사에서 가르치는 교육과 문화를 현지에 접목시키지만, 인도에서는 소고기 대신에 식물성 음식으로 대체하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각국의 문화는 인사법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에스키모인은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서로 뺨을 때린다. 티베트는 서로 혀를 내민다. 보르네오의 민족은 서로 콧등을 문지른 것으로 인사를 대신한다고 한다. 또 일상적인 습관을 살펴보자. 유대민족은 식사 전 ‘손씻기’는 정례화되어 있고, 아랍에서는 악수를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그리고 선물을 주고 받을 때는 반드시 오른손만을 사용하고, 왼손은 화장실에서 용변 후 씻을 때, 신발을 닦을 때 사용한다. 또 프랑스 사회는 어떤가. 가게에 들어가게 되면 “봉쥬르”(안녕하세요)라고 해야지 그렇게 않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으니까. 조심해야 한다. 한국인들에게 특별한 점이 있다면 ‘3’을 참 좋아한다는 점이다. ‘꼭 삼 세 번’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역사를 빼놓을 수 없다. 나라마다 생채기 과거가 있다. 독일은 ‘히틀러 트라우마’가 심한 편이다. 그 잔영이 아직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실례가 된다. 우리 역사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안동에 가면 ‘임진왜란과 김성일 선생’을 같이 언급하는 것은 금기시하고 있다. 훌륭한 애국자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잘못된 보고로 오점이 된 것은 안타깝다. 아무튼 다양한 국민들과 관계 속에서 오는 문화와의 간극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가급적 매너를 숙지하면 원활한 대화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상대방 국가의 위상을 높여주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대화법에 있어서 조심할 부분이 있다. 한국도 작년 통계를 볼 때 항공기로 5천7백만명 이상이 해외로 출입국을 했을 만큼 지구촌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이제 다양한 세계와의 접촉은 상존해 있는 만큼 철저히 상대방 나라의 문화를 익히고 이해하는 것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하리라 믿는다.

안승국 한국면세점협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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