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 13가지 범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9시 24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청사 13층으로 이동해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 또는 노승권 1차장검사(검사장급)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나서 10층 조사실로 이동해 본격적인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8시 30분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 비서관 회의를 열었다. 이어 각자 방에서 TV로 박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나와 검찰에 출석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한 참모는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모시던 분이 그렇게 돼서 마음이 정말 아프다”면서 “밤늦게까지 수사가 있을 것 같으니 남아서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참모도 “마음이 착잡하고 울컥하다”고 전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신분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도울 수는 없지만, 한 비서실장 등 참모들은 도의적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위민관에서 자리를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 혐의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일부 직원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공무상비밀누설 등 13가지 혐의와 관련해 검찰 측의 신문을 받는다. 박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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