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4대강 수자원 활용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내놓았다. 4대강 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사실상 4대강 사업이 실패임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최고 공적으로 치장했지만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한 16개의 보(洑)가 본래의 목적에 무색하게 심각한 녹조현상으로 오히려 수질오염의 주범이 됐다. 보가 자연스런 물의 흐름을 막음으로써 오히려 녹조현상의 원인이 된 것이다. 녹조를 줄이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고심과 노력을 해왔으나 이제는 보 철거까지 논의해야 할 정도로 골칫거리가 됐다.

수질오염이나 물 공급 등 실제 활용도를 간과한 채 보에 물을 가둬 수자원을 확보하고 홍수·가뭄를 막겠다는 단편적인 생각으로 추진한 4대강 사업은 사업이 끝난 직후부터 계속해서 문제가 됐다. 매년 녹조로 뒤덮인 보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비용이 투입되는 것은 물론 물 공급에 있어서도 별 효과가 없었다. 본류에서 떨어진 곳에서는 용수를 공급 받을 수 있는 연결시설이 없어 실제 가뭄 지역에서 물을 공급받을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심각한 녹조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보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의 수위를 지하수 제약순위까지 낮춰 수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인 2주간 정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의 수위를 낮추는 방법으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장기간 보의 수위를 낮출 경우 수생태계에 교란이 생긴다는 점이다. 그것을 막으려면 추가적으로 물고기 이동통로와 양수장 개선이 필요하고 여기에 추가비용이 무려 640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 또다른 문제가 생긴다.

이제 4대강 사업에 대해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더 이상 미봉책으로는 빈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다. 정부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사업인 만큼 보를 그대로 둔 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녹조를 줄이기 위해 이미 실패로 인정된 사업에 계속해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니면 아예 보를 철거하는 것이 좋은 지 관련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무려 2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간 사업을 완전히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과학적, 기술적, 환경적 측면에서 충분한 연구와 논의를 거쳐서 가장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도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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