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행복하자! 이게 우리집 가훈입니다”

남양주시 도농지금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정혜심(44), 황유진(14) 모녀는 희망파트너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희망파트너는 남양주시가 최근 시작한 복지시책 중 하나로, 1개 가정이나 단체를 1명의 복지대상자와 연결해 1대 1로 교류하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다. 올해 도농중학교에 입학한 황유진양은 이달 초 어머니와 함께 아파트 승강기에서 희망파트너 참여자 모집 홍보문을 보고 참여를 결정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봉사활동에 익숙한 황양이기에 별다른 망설임도 없었다. 그렇게 일사천리로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지역의 홀몸 어르신 가정과 1대 1 매칭이 이뤄졌고, 정씨 모녀는 몇년 전 부인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살아가고 있는 김모(88) 할아버지와 인연을 맺게 됐다.

어머니 정씨는 “가정방문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매주 한 두 번 김씨 할아버지댁을 방문해 집안 정리를 하고 말벗이 돼 드리고 있는 정도”라며 “사춘기 시기에 아이가 이런 기회를 갖는 것도 여러 가지 면에서 바람직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황양도 “나 혼자 행복하면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안 계셔서 새로운 할아버지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공치사에 서툰 이 모녀의 봉사 의지는 최근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김씨 할아버지가 정씨 모녀와의 희망파트너 매칭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혹시 돈을 내야 되는 서비스가 아닌지 걱정했다는 후문만 봐도 짐작이 될 듯 하다.

요즘 이들 모녀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희망파트너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할아버지가 생겼지만, 중간에 바쁜 일이라도 생겨 방문이 뜸해지면 할아버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욕심(?) 많은 이 모녀는 희망파트너 외에도 학습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신청해둔 상태고, 황양은 이와 별도로 박물관에서 외국인 관광객 영어해설 봉사까지 준비하고 있다.

정씨는 “봉사활동은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꾸준하게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초반에 할 일이 많다고 너무 자주 가면 혹시나 할아버지가 나중에 뜸해졌다고 느끼실 것 같아 방문 횟수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녀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그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자기까지 행복하다는 아이이 말처럼 봉사활동을 통해 우리도 얻는 것이 많다”며 “요즘은 희망파트너를 주변에 홍보하면서 나눔의 기쁨을 알리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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