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가 공간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 입찰공고를 내면서 일부 특정 업체에게 유리한 자격조건을 내걸자 관련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22일 A사 등 관련업체 11곳에 따르면 시는 제한(총액) 협상에 의한 낙찰 방식으로 최근 조달청을 통해 5억7천여만 원의 공간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 입찰공고를 냈다.

현재 다른 지자체들은 대부분 협상에 의한 낙찰방식의 경우 보통 입찰자격 조건을 ‘ArcGIS 회사 제품 또는 ArcGIS 10.x(x는 미지수를 의미하며 마이너 버전으로 칭함) 버전’으로 표기하고 있다.

마이너 버전까지 명시하지 않는 이유는 동일 제품군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업체들에게 응찰기회를 열어 놓기 위해서다. 또 ArcGIS 10.3과 같이 마이너 버전을 표시하는 경우라도 출시된 지 몇 년이 지나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프로그램 사용을 자격조건으로 지정한다.

하지만 김포시의 경우 출시된 지 1년 밖에 안된데다 이용률도 낮은 10.4 버전 사용업체에게 납품실적, 관리능력 분야에서 높은 가점을 주는 조건을 포함시키자 관련업체들이 ‘특정업체 봐주기’라며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A사 등 관련업체들은 10.4 버전을 쓰고 있는 업체는 국내에 1~2곳에 불과해 나머지 회사들은 사실상 협상에서 탈락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난해 초 공간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진행한 성남시와 용인시는 모두 10.3 버전으로 발주함으로써 다양한 업체들에게 참여기회를 부여했다”며 “이런 입장을 담아 김포시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김포시는 응찰 자격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10.4 버전이 꼭 필요하다면 용인이나 성남과 같이 10.3 버전으로 발주한 뒤 10.4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는 방식이 일반적 입찰 형태다. 또 거의 모든 정부기관들이 자격조건으로 국가공인 관련 자격증(정보처리기사 등) 보유를 요구하고 있으나 유독 김포시만 민간 자격증인 ArcGIS 회사 자격증을 요구하며 해당 업체에 높은 가점을 주는 독소조항을 입찰공고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 “정부기관들이 모두 10.4 버전을 쓰는 추세이기 때문에 호환성을 고려해 (10.4 버전에)가점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한 업체들에게는 공문을 통해 입찰조건에 아무 문제가 없음을 통보했으며 우리 시가 파악하고 있기로는 10.4 버전을 쓰는 업체는 4곳”이라고 반박했다.

조충민기자/ccm0808@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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