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우승한 미국 대표팀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
‘야구 종가’ 미국이 마침내 ‘달라진 눈빛’으로 야구 국가대항전인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첫 샴페인을 터뜨렸다.

미국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끝난 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를 8-0으로 완파하고 2006년 출범한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종전 최고 성적이 2009년 준결승 진출이었을 정도로 미국은 이 대회에서 맥을 못 췄다.

선수 전원을 세계 최고 리그에서 뛰는 메이저리거로 구성하고도 변방에서 온 복병들에 번번이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1, 2라운드와 준결승·결승 토너먼트까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세 번의 탈락 위기가 있었지만, 미국은 모두 설욕전을 펼치며 승승장구했다.

미국은 1라운드에서 2승 1패를 거둬 지난 대회 챔피언 도미니카공화국(3승)에 이어 C조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에서 푸에르토리코에 패해 또 탈락 고비에 이른 미국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단두대 매치’에서 6-3으로 승리, 1라운드 패배를 되갚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선 2009년 WBC 4강전에서 4-9로 패한 일본을 2-1로 어렵게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했다.

상승 무드를 탄 미국은 2라운드에서 5-6으로 석패한 푸에르토리코를 결승에서 다시 만나 공수에서 완벽한 힘의 우위를 뽐냈다.

정규리그 직전에 열리는 WBC를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 정도로 여기던 과거 선수들과 달리 이번 미국 선수들의 눈에는 독기가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이전 세 차례 대회에서 지나치게 여유를 보이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에서 미국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면서“선수들의 면면이 과거보다 화려하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달라진 마음가짐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평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명장 중 한 명이던 짐 릴랜드 감독의 통솔력도 미국우승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릴랜드 감독은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지휘했다.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 아메리칸리그에서 한 번 등 총 세 차례 리그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된 그는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지도 철학을 실천하며 ‘모래알’이라던 미국 팀을 하나로 묶어 마침내 WBC 우승 숙원을 풀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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