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의료로 봉사함은 물론 병원의 수익을 지역에 다시 환원해 지역민들과 상생하는 병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양혁재(41) 수원 척관병원 공동대표 원장은 지역 주민 모두가 인정하는 ‘착한 의사’다.

그에게 있어 의사 특유의 시크함과 무심한 말투는 찾아 볼 수 없다.

몸이 아픈 환자들이 병원 눈치를 보거나 불편함을 느껴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양 원장은 “환자가 집에서 아프다고 하면 가족들 대부분이 환영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그들이 병원을 찾는 것인데, 의사들마저 친절하지 않게 대하면 환자는 기댈 곳이 없어져요”라며 “의사로서 실질적인 치료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병원 개원 전, 국내 유명 한 대형병원에서 정형외과 의사로 근무했었다.

하지만 그 곳에서는 매출이 의사 실력을 평가하는 잣대였고, 환자보다는 병원이 우선인 시스템이었다.

환자가 우선이라는 진료관을 갖고 있던 그가 회의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마음이 맞는 선배 의사와 함께 5년 전 지금의 병원을 개원하게 됐고, 수익 대부분을 지역 주민들에게 환원하자는 취지의 의료봉사도 이어가고 있다.

실제 그는 매달 지역 내 노인복지관 등을 찾아가 무료 의료봉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와 후원도 아끼지 않고 있었다.

또 안전문화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수원의용소방연합대에 심폐소생술 장비를 기증하기도 하고, 수원 지역 내 지적·자폐성 장애학생들과 인근 고등학교 저소득 층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차상위계층에 대한 수술비와 비급여 전액을 병원에서 지원키로 방침을 세웠다.

수원의 ‘키다리 의사 아저씨’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양 원장은 “의료활동으로 지역에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말 지역 주민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의료비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이 이 같은 의료봉사에 나서는 배경에는 그가 자라온 환경의 영향이 적지 않다.

그는 열살이 되던 해 과학자였던 아버지가 국방과학연구소 등에서 나라를 위해 일을 해오다 순직하면서, 국가유공자 가족이 됐다.

양 원장은 “당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국가에서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었기 때문에 제가 받은 혜택을 다른 어려운 이웃들에게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있었어요”라며 “의사가 된 이유도 본래 아버지의 꿈이 의사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이후 아버지가 못 이룬 꿈을 내가 이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양 원장의 꿈은 북수원과 서수원 일대에 턱 없이 부족한 종합병원을 세우는 일이다.

그는 “보다 다양한 의료봉사를 나서고 싶지만, 지금은 척추, 관절 전문 병원이다보니 진료 활동에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천천히 진료과목을 늘려가면서 향후에는 종합병원의 모습을 갖추고 싶어요”라며 “서수원과 북수원 일대에 종합병원을 짓는 일이 의사들 입장에서는 수익이 나지 않다보니 꺼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우리 병원은 진료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척추·관절 전문 병원인 척관병원은 수원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 KT위즈의 공식 지정 병원으로, 진료 역량 또한 인정 받고 있는 병원이다.

천의현기자/mypdya@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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