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가 시범경기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새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kt는 지난 26일 끝난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7승 1무 3패(승률 0.700)로 예상을 깨고 1위에 올랐다. 1군 무대에 진출한 2015년 시범경기에서는 9위, 2016년에는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kt는 시범경기를 거치며 타 구단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던 선발 투수진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내부 경쟁을 통해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김진욱 감독 특유의 ‘신바람 야구’로 선수단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

라이언 피어밴드와 돈 로치, 주권, 정대현 등 선발 투수들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고루 제 몫을 해줬다. 시범경기 후반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중반까지 연일 ‘호투쇼’를 펼치며 올 시즌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1선발로 자리 잡은 로치는 3경기에서 2승을 챙겼다. 평균 자책점은 3.00.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은 뒤 1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25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모두 15이닝을 소화하며 한국 무대 적응을 마쳤다. 로치는 “아직 보여줄 게 더 많다”며 시즌을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로치와 더불어 4선발로 낙점된 정대현도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시즌 동안 선발로 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정대현은 2경기에 등판해 삼성과 LG 트윈스 타선을 각각 1실점으로 묶었다. 평균자책점은 1.64로 시범경기 3위다. 5선발이 유력한 고영표의 선전도 고무적이다. 여기에 최대성과 조무근, 엄상백 등 불펜진의 기량도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는 평가다.

치열한 주전경쟁이 펼쳐진 타선에서는 유망주와 백업 자원의 성장이 눈에 띈다. 심우준과 하준호의 활약이 대표적이다. 내야 유망주 심우준은 출루율(0.417) 1위, 타율(0.382)·장타율(0.559) 2위를 기록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지난 시즌까지 외야 백업 자원으로 뛰던 하준호는 스프링캠프부터 꾸준히 활약을 이어가 시범경기에서도 24타수 11안타(타율 0.458)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김동욱(0.346)과 김연훈(0.429)도 좋은 모습을 보였고, 수비와 주루에서 합격점을 받은 수원 유신고 출신 신인 홍현빈의 성장세도 긍정적이다.

투타의 활약과 더불어 달라진 팀 분위기도 눈길을 끈다. 김진욱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가 성적에 영향을 준다”며 사령탑에 오른 뒤 선수들과의 소통에 공을 들였다. 경기에 져도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즐기는 야구’에 초점을 맞추고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고 있다.

물론 시범경기 기록이 정규리그 성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kt는 지난해 2위에 올랐지만 정규리그에서는 꼴찌에 머물렀다. 새 시즌 도약을 꿈꾸는 kt가 시범경기 ‘돌풍’을 정규리그에서도 이어갈지 주목된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