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각 1명 서울서 긴급체포…범행 후 피해자 명의 대출 시도

▲ 지난 26일 오후 경찰관계자들이 시흥시 정왕동 소재 원룸에서 발견된 변사자의 시신을 운반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시흥의 한 원룸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경찰이 이 여성의 지인인 여성 1명 등 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27일 경기 시흥경찰서는 이날 오후 8시 16분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에서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A(38·여)씨와 B(48)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시흥시 정왕동의 한 4층짜리 원룸 3층에서 C(38·여)씨를 살해한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지난 26일 오전 7시 55분께 "이웃집에서 연기가 난다"는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상반신에 박스와 옷가지 등이 올려진 채 불에 탔고, 얼굴과 지문 등이 불에 훼손돼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지만 남아있는 지문 대조를 통해 숨진 여성이 이 원룸에 살던 C씨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시신 검시에서 수차례 흉기 상흔이 발견되자 누군가 여성을 흉기로 찔러살해한 뒤 사체에 불을 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A씨가 C씨에게서 돈을 빌린 문제로 지난 19일 둘이 만나기로 했다"는 주변인 진술을 확보하고 C씨가 발견되기 직전 A씨가 C씨 원룸을 다녀간 사실을 확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C씨가 A씨와 만나기로 한 19일께 살해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던 중 A씨가 C씨 사망 이후 제2금융권 콜센터 여러 곳에 전화해 C씨 명의로 소액대출을받으려고 한 사실을 추가로 파악, 도주우려 등으로 이날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함께 있던 B씨도 긴급체포한 데 대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19일과 그 이후 A씨와 B씨가 차량에 같이타 있는 장면이 수차례 CCTV를통해 확인돼 살해 공범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러나 B씨와 함께 C씨를 살해한 이후인 26일 오전에는 혼자서 원룸을 다시 찾아 C씨 시신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B씨는 C씨와 직접적으로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닌 것으로 파악돼 A씨가 범행을주도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시흥경찰서로 이송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A씨는 긴급체포 직후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가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돈 문제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내용은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